‘바닥쳤다’ 기대감 지표로 확인
주택가격 7년만에 최고 상승세
소비심리도 위기이전 수준 회복
내년 상반기 미·세계 경제 기로
주택가격 7년만에 최고 상승세
소비심리도 위기이전 수준 회복
내년 상반기 미·세계 경제 기로
2008년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주택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이후 실업률이 8%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양호한 경기지표를 보이는 미국 경제는 주택경기 회복세가 더해지며, 소비심리도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다. 세계경제 불황의 근원인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제약회사 중견간부 클래라 서(35)는 최근 소유한 주택값이 오르면서 재정상태에 자신감이 생겼고, 이에 따라 지출을 늘렸다. 지난 5년 동안 저축은 더 많이 하고, 소비는 줄여온 그는 최근 소유 주택의 모기지를 낮은 금리로 갈아탔다. 이자율이 계속 낮아졌기 때문이다. 한달에 내는 이자를 300달러 줄인 반면 집값은 최근 10만달러나 올랐다. 연말을 맞아 300달러어치 옷, 1000달러 상당의 등산장비, 700달러의 자전거를 샀다. 그는 “살림살이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고,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에 말했다.
집값 회복에 따른 재정 자신감, 이에 바탕한 지출 증가는 27일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이날 발표된 에스앤피/케이스-실러 20개 도시 주택지수는 지난 9월 전년 대비 3.0% 올랐다. 이 지수에 근거해 보면, 주택가격은 9월 현재 전년도 대비 3.6% 올랐다. 또 주택가격은 올해 들어서 9개월 동안 7%가 올랐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세이자, 연초의 가장 낙관적인 예측보다도 강한 추세이다.
클래라 서의 경우에서 보듯, 집값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출 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는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컨퍼런스보드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3.7로 전월의 73.1에서 0.6포인트 다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 73.0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몫인 소비자 지출과 이를 뒷받침하는 주택경기에 대한 심리지수가 금융위기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뉴욕 연준이 최근 발표한 3분기 보고서에서도 비부동산 분야의 가구 부채가 전분기에 비해 2.3% 오른 2조7000억달러로 늘어나, 소비자들이 지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계 2대 경제지들은 일제히 주택경기 회복으로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5년 전 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고 경기회복에 계속 발목을 잡던 미국 주택시장이 다른 경제분야가 지체되는 시점에서 경제를 추동하는 핵심분야가 됐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주택가격이 6개월 연속으로 오르며, 경제성장을 가동할 주택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기업 쪽도 긍정적 지표를 보이고 있다. 상무부가 발표한 핵심 자본재 주문은 10월에 1.7% 올라,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핵심 자본재 주문은 기업 투자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 지표는 올봄 이후 축소되면서, 전반적인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런 지표들이 미국 경제의 최대 난관인 재정절벽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나왔다는 것도 긍정적 측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분석가 폴 애슈워스를 인용해 “재정정책에 관한 확실성이 더 생긴다면, 움츠리고 있는 기업들이 다시 지출을 재개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기업분야에서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은 결국 금융위기를 부른 미국 경제, 특히 미국 주택경기의 정상화로 시작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해 왔기에 최근 주택시장의 뚜렷한 회복세는 주목된다. 재정절벽 협상 타개 이후 내년 상반기의 미국 경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점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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