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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또 총기사건…집 불낸뒤 출동한 소방관에 총격 2명 사망

등록 2012-12-25 20:34수정 2012-12-25 22:19

60대 집주인 화재신고하고 매복
경찰과 총격전 뒤 근처에서 자살
총기업계는 규제에 저항 움직임
코네티컷의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한 소방관 2명을 살해한 총기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새벽 5시30분 미국 뉴욕주 북부 온타리오 호수가의 한적한 마을 웹스터의 한 집에서 차량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의용 소방대원으로 구성된 웹스터 소방대는 서둘러 출동했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피해자의 구호 요청이 아니라 빗발치는 총탄이었다.

화재가 난 가옥의 거주자인 윌리엄 스펭글러(62)는 화재 신고를 한 뒤 매복하고 있다가 소방대원들이 도착하자 사냥하듯 소방대원들을 저격했다. 몇시간 동안 화재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다. 불은 인근 가옥으로 번지는 가운데 출동한 경찰은 범인과 총격전을 벌였다. 오전 11시쯤 범인 스펭글러는 근처 호숫가에서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쏘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의용 소방대원을 겸해 일하던 마이클 치아페리니(43)와 몬로 카운티에서 파견된 911대원 토마즈 캐크조우카(19)가 스펭글러의 총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이들의 동료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스펭글러는 1981년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38년간 복역하고 1998년 출소했다. 그는 2006년까지 보호관찰 가석방 상태였다. 범죄경력 때문에 총기를 소지할 수 없었으나, 그가 숨진 자리에는 이날 범행에 사용한 소총 등 3정의 총기가 있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제럴드 피커링 웹스터경찰서장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던 게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스펭글러가 고의로 방화한 뒤 이를 보고 온 사람들을 죽이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모두 7채의 가옥이 불에 탔고, 스펭글러와 함께 살던 누이의 생사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다시 큰 충격에 빠졌다.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8명이 숨진 샌디훅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방화로 소방관을 유인해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경찰에 대한 2건의 총격 사건도 발생했다. 텍사스 휴스턴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이 주차하던 운전자에게 총을 맞고 사망했다. 위스컨신 와우와토사에서도 순찰 중이던 여성 경찰관이 이른 아침에 총을 맞고 숨진 채로 발견됐다.

하지만 총기소지 옹호론자와 총기업계는 샌디훅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고조되는 총기규제 움직임에 대해 전면적인 저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총기소지 자유를 주장하는 미국 시민 3만1000여명은 <시엔엔>(CNN) 방송의 영국인 앵커 피어스 모건이 총기소지 자유를 침해했다며 그를 추방하라는 청원을 제출했다. 이들은 피어스가 지난 19일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에서 ‘미국총기소유자’ 국장 래리 프래크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를 ‘위험한 사람’이라고 지칭했다고 주장했다. 전국총기협회(NRA) 사무총장인 웨인 라피에르도 지난 21일 총기규제는 수정헌법2조의 위반이라며 “총을 가진 악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총을 가진 선량한 사람이다”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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