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워츠 해킹에 무리한 기소와 방조”
MIT학장은 ‘관련성 내부 조사’ 지시
MIT학장은 ‘관련성 내부 조사’ 지시
인터넷 정보를 더 손쉽게 열람할 수 있는 아르에스에스(RSS) 개발에 참가한 천재 프로그래머 에런 스워츠의 자살에 대한 책임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그를 무리하게 기소한 검찰과 이를 방조한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스워츠의 가족은 12일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에 그를 인터넷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한 검찰과 엠아아티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에런의 자살에는 3월부터 시작될 재판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한 작용을 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가족들은 성명에서 “그의 죽음은 단순히 개인적인 비극이 아니다. 메사추세츠주 검찰과 엠아이티의 결정은 그의 죽음에 일조했다. 검찰은 그를 이례적으로 가혹하게 기소했고, 엠아이티는 그를 변호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신봉한 스워츠는 2010년 유령계정을 사용해 유로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제이스토어(JSTOR)에서 480만건의 논문을 내려받았다. 엠아이티가 운영하는 제이스토어는 당시 논문 데이터를 돌려받고 그를 고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스워츠의 멘토였던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는 “처음부터 정부는 에런이 한 짓을 가장 극단적이고 터무니없는 방식으로 규정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에런이 ‘훔친 것’이 수백만달러의 가치가 있고 에런이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마치 그를 마치 9·11 테러범처럼 대했다”고 주장했다.
엠아이티는 스워츠의 자살에 학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라파엘 레이프 엠아이티 총장은 성명을 통해 “(스워츠의 죽음에) 큰 슬픔을 느낀다. 이 사건과 관련된 우리 모두의 행동을 점검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스워츠의 죽음과 관련해 엠아이티가 어떤 식으로 관련됐는지, 당시 취할 수 있었던 선택의 폭과 결정 내용 등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제이스토어 쪽은 홈페이지 초기화면에 “학술적 지식에 대한 폭넓은 접근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우리 조직이 이번 기소에 끌려들어 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스워츠의 죽음을 애도했다. 미 검찰청 쪽은 <로이터> 통신에 “지금 이 사건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해커집단 ‘어노니머스’는 스워츠의 죽음을 추모한다며 12일 엠아이티 홈페이지를 해킹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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