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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브라질 농지개혁가 피살…최악의 토지독점 ‘여전’

등록 2013-01-27 20:26수정 2013-01-27 21:35

대농장 점거운동 이끌다 총에 맞아
다른 지도자들도 일상적 살해위협
1996년 4월 브라질 북쪽 지역 카라자스에선 토지개혁을 요구하며 농장을 점거하려던 농민 19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고 50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카라자스 학살’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세계에서 가장 토지독점이 심각한 나라 브라질의 모순적 현실과 함께 이에 저항하는 ‘무토지 농민운동(MST)’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영국 <비비시>(BBC)는 브라질 동쪽 캄포스의 한 사탕수수 농장에서 점거운동을 이끌던 운동가의 죽음을 전하며, 무토지 농민운동 지도자들이 지속적으로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날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가다 총에 맞아 숨진 시세루 게지스(43)는 우지나 캄바이바 대농장에서 점거운동을 벌이며 13년째 토지 상속자에 맞서 법적 투쟁을 벌여왔다.

상위 3%가 전체 토지의 3분의 2를 소유하고 있는 브라질에선 투기, 탈세, 농업보조금 수령 등의 목적으로 실제론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도 농지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브라질 헌법은 “토지 소유는 사회적 기능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작물을 지배하지 않는 불모지는 국가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우지나 캄바이바 농장과 주변 지역 토지 35㎢를 불모지로 판단하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농장주는 항소했으며 농민들은 11월부터 농장을 점거해 대치 중이다. <비비시>는 최근 토지와 관련된 갈등이 증가하고 있으며, 농민운동 활동가들에 대한 살해 위협도 2010년 125건에서 2011년 347건으로 세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1984년에 창립된 브라질 무토지 농민운동은 방치된 대농장의 땅을 점거함으로써 정부가 이를 강제수용해 농민들에게 재분배할 것을 요구해왔으며, 인종차별, 언론독점, 불평등한 임금구조 개선을 위해서도 싸우고 있다. 또한 브라질 26개 주 중 23개 주에서 150만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등 가장 잘 조직된 풀뿌리운동단체로 꼽히고 있다.

이 단체는 2002년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이끄는 노동자당(PT)의 집권에 기여하기도 했으나, 룰라 대통령이 개혁에 대한 이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면서 집권 여당과 긴장관계를 맺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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