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그레그(85) 전 주한 미국대사
전 주한 미대사 전화인터뷰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
“북 핵개발 억제용 내세우지만
일본 핵무장으로 이어질수도” “유엔 제재는 한국 정부가 주도
박근혜·케리 어렵게 만들었다” 도널드 그레그(85·사진) 전 주한 미국대사는 3일(현지시각)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게 급선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한겨레> 전화인터뷰에서 김정은 제1비서와 관련해 “그는 유럽에서 교육받고 강경파 장성을 해임했으며 경제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1980년대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련에 처음 등장했을 때 나와 당시 아버지 부시 부통령이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라고 느꼈는데,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김 비서에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 부시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김정은 비서가 위협용이 아니라 억제용으로 핵을 개발할 의도를 확실히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의 핵 보유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일본이 핵무장을 고려하도록 만든다. 북한의 핵 보유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우리는 이에 대해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진단하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직전, 그리고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국무장관에 임명되기 직전에 유엔의 광범위한 대북 제재가 결정돼, 이들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제재의 시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렇게 대응한 것은 매우 어리석었다. 제재는 한국 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아는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정부에 대해 “그럴수록 대화가 중요하다. 접촉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 “박 당선인은 부모와 북한 사이의 비극적인 역사에도 불구하고 2002년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며 “김정은 비서와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케리 국무장관과 관련해 “케리 국무장관은 매우 분별 있는 사람이다. 지난해 3월 그는 나와 함께 뉴욕에서 북한 대표들을 만났을 때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개선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며 “당시 케리와 북한 대표들은 북-미대화 재개의 중요성 등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관계개선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행사에는 북한 쪽에서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이 참석한 바 있다. 그는 김정은 비서가 권력을 승계하기 전인 2009년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편지를 써 김정은의 미국 방문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김 비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에게 미국을 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러나 공화당 쪽이 이 계획에 비판적이어서 무산됐다”고 소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73~76년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책임자, 1989~1993년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한 뒤 2009년까지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맡았다. 1980년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멤버로도 일한 그는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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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개발 억제용 내세우지만
일본 핵무장으로 이어질수도” “유엔 제재는 한국 정부가 주도
박근혜·케리 어렵게 만들었다” 도널드 그레그(85·사진) 전 주한 미국대사는 3일(현지시각)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게 급선무”라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한겨레> 전화인터뷰에서 김정은 제1비서와 관련해 “그는 유럽에서 교육받고 강경파 장성을 해임했으며 경제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1980년대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련에 처음 등장했을 때 나와 당시 아버지 부시 부통령이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라고 느꼈는데,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김 비서에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 부시 부통령의 안보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그는 “김정은 비서가 위협용이 아니라 억제용으로 핵을 개발할 의도를 확실히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북한의 핵 보유는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일본이 핵무장을 고려하도록 만든다. 북한의 핵 보유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우리는 이에 대해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진단하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직전, 그리고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이 국무장관에 임명되기 직전에 유엔의 광범위한 대북 제재가 결정돼, 이들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제재의 시기가 매우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렇게 대응한 것은 매우 어리석었다. 제재는 한국 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아는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정부에 대해 “그럴수록 대화가 중요하다. 접촉을 유지하면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에 대해 “박 당선인은 부모와 북한 사이의 비극적인 역사에도 불구하고 2002년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며 “김정은 비서와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케리 국무장관과 관련해 “케리 국무장관은 매우 분별 있는 사람이다. 지난해 3월 그는 나와 함께 뉴욕에서 북한 대표들을 만났을 때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개선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며 “당시 케리와 북한 대표들은 북-미대화 재개의 중요성 등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관계개선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행사에는 북한 쪽에서 리용호 외무성 부상 등이 참석한 바 있다. 그는 김정은 비서가 권력을 승계하기 전인 2009년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편지를 써 김정은의 미국 방문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김 비서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에게 미국을 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러나 공화당 쪽이 이 계획에 비판적이어서 무산됐다”고 소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1973~76년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 책임자, 1989~1993년 주한 미국대사로 근무한 뒤 2009년까지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을 맡았다. 1980년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멤버로도 일한 그는 대표적인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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