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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서커스 도중 조련사 목 물어 살해한 호랑이…관중들 ‘경악’

등록 2013-02-06 15:16수정 2013-02-06 21:50

멕시코에서 서커스 공연 도중 호랑이가 자신의 조련사를 물어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장면을 그대로 담은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각) 멕시코 소노라주에서 서커스 공연 도중 벵갈 호랑이가 미국인 조련사 알렉산더 크리스핀(35)을 물어 출혈과다로 사망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비디오를 보면, 벵갈 호랑이 두마리와 함께 공연을 펼치던 크리스핀에게 갑자기 한마리가 덤벼들었고 크리스핀은 호랑이에게 깔려 쓰러졌다. 두명의 서커스 관계자가 그를 구하러 뛰어들어가 의자 등으로 호랑이를 때렸지만 호랑이는 크리스핀의 목을 놓지 않고 있았다. 그 사이 관중석은 비명을 지르며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멕시코 통신사 <노티멕스>는 크리스핀이 지난 1일 헤르모실로시에서 열린 서커스 공연 도중 호랑이에게 물려 목에 부상을 당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 쇼크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장면을 관중석에서 찍은 비디오가 뒤늦게 유튜브에 올라온 것이다. 멕시코 경찰은 현재 서커스 단장을 소환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연단인 수아레즈 브라더스 서커스는 1853년 창설돼 그동안 중남미를 순회하며 성공적인 공연을 펼쳐 온 유서깊은 서커스단이다.

벵갈 호랑이는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에 걸쳐 서식하고 있으며, 혼자 살면서 야간에 사냥을 하는 습성이 있다. 꼬리를 뺀 몸통의 길이는 3m 내외다. 야생에서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서커스 도중 인간은 공격하는 사건은 가끔 발생한다. 지난 2003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공연 도중 벵갈 백호 한마리가 조련사인 로이 혼을 공격해 큰 부상을 입혔지만 로이 혼은 몇달간의 치료 끝에 살아난 바 있다.

누리꾼들은 이 사건에 대해서 도리어 호랑이를 동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영국 누리꾼은 기사 덧글을 통해 “서커스는 야만적이고 잔인한 일로, 호랑이는 이번 비극에서 비난받아서는 안된다. 호랑이를 서커스에 출연시킨 사람들이야말로 비난받아야 한다. 이런 형태의 동물 학대는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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