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정책 영향 등 경제지표도 호조
미국 증시가 27일 예산 자동 삭감 조처인 시퀘스터 발효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올랐다. 지난 25일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던 다우존스지수는 역대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175.24(1.3%) 오른 1만4075.37로 마감했다. 2007년 10월9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까지 89포인트밖에 남지 않았다.
여러 악재에도 증시에 오름세를 타는 것은 우선 중앙은행 총재들이 부양정책을 지속할 뜻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6일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할 뜻을 밝혔고, 27일에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 정부가 27일 65억유로(약 9조2000억원)에 이르는 국채 발행에 성공한 것도 한몫했다. 이탈리아 국채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자율이 가장 높았지만 목표했던 물량을 모두 발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초 증시가 오르면서 투자 기회를 잡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25일 급락장을 시장에 뛰어드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는 점도 주가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경제지표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1월 내구재 주문은 5.2% 감소했으나 이는 최근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선방한 것이다. 1월 주택판매는 4.5% 증가해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정치권은 1일로 예정된 시퀘스터의 발효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상·하원 지도부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그 이전에 협상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회의에는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급격한 예산 삭감의 영향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위해 이들을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27일 국가부채한도 상향 조정 마감일에 맞춰 밀고 당기기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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