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68) 전 대통령
브라질 검찰, “부패 의혹 조사” 방침
재임중 ‘야당의원 매수’ 스캔들 관련
정권 재창출했지만 혐의 벗지 못해
재임중 ‘야당의원 매수’ 스캔들 관련
정권 재창출했지만 혐의 벗지 못해
브라질 검찰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68) 전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칼끝을 겨눴다.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들은 검찰이 룰라 전 대통령을 재임 시절 부패 사건인 ‘멘살랑’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6일 보도했다. 룰라의 핵심 측근을 비롯해 고위 정치인이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은 있지만 사법당국이 룰라에 대해 직접 조사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액월급’을 뜻하는 포르투갈 신조어인 멘살랑은 2005년 6월 브라질노동당(PTB) 대표인 호베르투 제페르송 전 의원이 폭로한 스캔들로, 룰라의 집권 노동자당(PT)이 법안 통과를 위해 야당 의원들에게 매달 1만2000달러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당시 우편공사와 관련된 부패 사건에 연루된 제페르송이 위기를 벗어나려고 멘살랑 스캔들을 터뜨렸다고 하지만, 조사가 진행되며 그의 말이 사실로 속속 확인됐다. 정부는 공기업 홍보예산으로 편성된 돈을 노동자당 재정위원장에게 줬으며, 이 과정에서 친여 성향의 사업가인 마르쿠스 발레리우가 운영하는 홍보대행사가 돈세탁을 맡았다는 것이다. 당시 룰라는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경제성장과 사회개혁의 성공으로 탄탄한 정치적 기반을 쌓은 룰라는 이듬해 재선에 성공했고 2010년 퇴임 때도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정권재창출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내내 룰라를 따라다녔다. 2012년 10월 브라질 대법원은 발레리우를 비롯해 노동자당 대표를 지낸 조제 제노이누, 룰라의 비서실장이던 조제 지르세우 등 25명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발레리우는 대법원 판결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 감형을 조건으로 룰라도 의원매수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당은 대법원 판결 직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멘살랑 재판에 걸려 고전하는 듯했으나, 결선투표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또한 검찰의 수사 의지를 꺾지 못했다. <비비시>는 멘살랑 사건 수사가 브라질 정치개혁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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