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2일(현지시각) 최근 전쟁 도발 위협과 무관하게 북한이 식량 지원을 요청하면 원칙적으로 이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으로부터) 지원 요청이 있으면 이는 분명히 검토해야 할 문제”라며 “이는 미국의 인도적 지원 정책의 근간”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킹 특사는 인도적 지원의 조건으로 △실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지 △다른 어려운 국가들의 수요가 있는지 △실제로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되는지를 모니터할 수 있는지 등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올 봄 농작물 작황이 지난해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수급의 불일치로 인해 앞으로 4개월 동안이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23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 이 시기는 한국의 춘궁기인 ‘보릿고개’와 상당 부분 겹친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의 올해 기상 여건이 좋아 보리, 밀, 감자 등 오는 6월부터 수확되는 농작물 작황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의 곡물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는 쌀과 옥수수의 파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이 기구는 평가했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의 지난해 곡물 생산량이 전년보다 약 14% 늘었고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주민 약 280만명이 끼니를 거를 수 있는 식량부족 상태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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