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자동 예산삭감(시퀘스터)으로 미국 ‘공항 대란’이 현실화됐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공항에서 일하는 관제사와 공항 검색요원 등 4만7000여명에 대해 21일부터 2주일에 하루씩 의무적인 무급휴가 조처를 취했다고 밝혔다. 관련 예산은 이미 3월1일자로 발동된 시퀘스터에 따라 삭감됐지만, 연방정부 소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무급휴가를 한달 전에 통보해야 하는 조건에 따라 이날부터 대규모 휴가가 시작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연착되는가 하면, 탑승대기 시간이 길어져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폭스뉴스>는 22일 “이미 미국 지역의 각 공항에서 비행 스케줄의 20~25%가 연착되거나 취소됐다. 탑승 대기 시간도 1시간(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3시간 반(애틀란타 지역)까지 초과되고 있다”고 연방 교통당국 관계자의 말을 따서 전했다.
21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선 70편의 여객기가 1~3시간 가량 착륙이 지연됐다. 또 인근 오렌지카운티 존웨인 공항의 여객기 80%가 연착했다.
뉴욕의 존 에프 케네디 공항과 플로리다 지역 공항에서도 여객기들의 착륙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대형 항공사들이 공항 근무 직원을 추가 투입해 월요일인 22일에는 연발착 사태가 되풀이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행객이 크게 불어나는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항공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레이 라후드 교통장관은 “항공 관제사와 공항 검색대 직원들이 줄어 비행편이 취소되고 검색대 통과 시간이 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여행협회는 공항대란에 대처하는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폭주하는 업무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공항 직원들을 자극하지 말고, 평소보다 2~3시간 일찍 공항에 도착할 것 등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