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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보스턴 테러 형이 주도…배후 없다”

등록 2013-04-23 20:31수정 2013-04-24 10:03

생존 테러 용의자 조하르 첫 심문
“종교적 신념 따라 형과 둘이서 했다”
‘테러조직과의 연계’ 질문엔 “아니오”
군사법정 아닌 연방법원서 재판 관할
그가 분명하게 한 말이라곤 ‘아니요’(No)뿐이었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냐는 수사관의 말에 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모든 질문에 고개짓으로만 응답했다. 말은 못했지만, 그는 사건의 배후에 테러조직이 없다고 밝혔다. 형과 자신이 ‘외로운 늑대’ 형의 자생적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 전사)라고 주장한 것이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사건의 용의자로 중상을 입고 체포된 조하르 차르나예프(19)가 의식을 회복해 병상에서 수사 당국의 심문을 받았다. 그는 일단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해 3명을 살해하고 170여명을 다치게한 혐의로 22일 기소됐다. 사형이나 종신형을 받을 수 있는 혐의다. 수사의 초점이던 테러조직과의 연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일단 그와 체포 과정에 숨진 형 타메를란(26)만의 범행이라는 잠정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보스턴의 ‘베스 이스라엘 데코니스 메디컬 센터’ 중환자실에서 진행된 심문에 입회한 두 명의 수사관은 심문을 통한 예비 증거로 판단할 때, 차르나예프 형제는 종교적 신념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으나 이슬람 테러리스트 조직들과의 연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조하르는 다른 음모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며, 자신과 형이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사용하지 않은 다른 폭탄들도 없다고 밝혔다.

조하르는 숨진 형 타메를란이 이번 사건의 주동자라고 전했다고 <시엔엔>(CNN)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하르는 타메를란이 이슬람이 공격받지 않기를 원했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의 심문 결과로는 차르나예프 형제가 자생적인 급진 지하디스트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다른 관련자들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수사 관계자들은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조하르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적국 전투원’으로 취급돼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다. 적국 전투원으로 분류되면, 미국 법이 피고에게 보장하는 대부분의 방어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군사법정으로 가야한다.

하지만, 이날 심문은 합법적인 미국 시민권자인 조하르를 미국 시민의 정상적인 법 절차로 처리하려는 방침에 따라 진행됐다. 심문에 앞서 그에게는 미란다원칙 등 피고의 권리가 고지됐다. 그의 사건은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배당됐다. 백악관도 “우리는 이 테러리스트를 우리의 민간사법체계를 통해 기소할 것이다”며 그가 군사법정으로 가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수사의 핵심인 범행동기는 이번 심문과 조서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 솜털이 보송한 19살의 젊은이가 어느날 갑자기 과격한 테러리스트로 세상에 ‘커밍아웃’한 것을 설명하는 것은 이슬람 세계 안팎을 휩쓰는 분쟁을 해결하는 것 만큼이나 지난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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