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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21세기 부치와 선댄스’ 4500만달러 온라인 절도

등록 2013-05-10 20:40

*4500만달러 : <500억원>

신용카드회사 컴퓨터 정보 빼내
25개국 ATM서 36000차례 인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 나온 미국 서부 개척시대의 전설적 은행강도 부치와 선댄스는 총과 복면으로 은행을 털었다. 21세기 은행강도들은 노트북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세계를 누비며 4500만달러(약 500억원)를 털었다.

지난 2월19일 미국 뉴욕 맨해튼 일대에서 현금인출기들을 부지런히 누비고 다니는 20~30대들이 있었다. 이들은 이날 10시간 동안 모두 2904차례나 현금인출기들을 조작해 240만달러를 인출했다. 이른바 ‘현금 요원’인 이들에게는 위조된 직불카드가 있었다.

앞서, 이들의 일당인 해커들은 비자와 마스터카드 회사의 직불카드를 담당하는 미국의 한 신용카드 결제처리 회사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했다. 이들은 중동 오만의 무스카트은행이 발행한 카드들의 12개 구좌 정보를 해킹했다. 이 구좌의 현금 인출한도도 올렸다. 빼낸 정보는 즉시 뉴욕 및 24개 국가에 퍼져있던 ‘현금 요원’들에게 전달됐다. 이들은 이 정보를 빈 마그네틱 카드에 입력한 뒤 거리의 현금인출기들을 찾아다니면서 3만6000여차례의 거래를 통해 4000만달러나 인출했다. 맨해튼의 한 현금인출기 보안카메라에는 범인들이 등에 맨 가방에 현찰을 쑤셔넣는 장면도 잡혔다. 1회 인출한도가 1만달러로 높은 일본에서는 무려 1000만달러나 인출됐다.

이들의 범행이 처음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21일, 이들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라크뱅크가 발행한 마스터카드의 5개 직불카드 구좌의 정보를 해킹해, 20개 국가에서 500만달러를 인출하는데 성공했다. 대담해진 범인들은 2월에는 더 큰 규모로 2차 범행을 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차 범행 당시 이상한 거래임을 감지한 마스터카드사는 미국 비밀수사국에 통보했다. 백악관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수사국은 재무부 소속으로 위폐 등 금융범죄도 담당한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지검은 9일 이 범행과 관련해 8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기소된 8명은 뉴욕주 용커스에 사는 미국 시민들이다. 두목격인 알베르토 라후드-페냐(23)는 범행 뒤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도피한 뒤 그곳에서 살해됐다. 지난 4월27일 도미노 게임을 하던 중, 난입한 두 괴한이 난사한 총에 살해됐다. 그의 주검 곁에는 10만달러의 현찰이 든 봉투가 있었다. 기소된 이들 외에 주모자들은 따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을 기소한 로레타 린치 연방검사는 “이 사이버범죄 조직은 총과 복면 대신에 노트북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했다”며 “뉴욕시 역사상 최대 강도 사건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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