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독립’ 기반 금융범죄 철퇴
일부 검사 ‘월가 대리인’ 변신 구설
일부 검사 ‘월가 대리인’ 변신 구설
미국 연방검찰청 산하 뉴욕 남부지검은 월가에 ‘저승사자’다. 이곳이 주가조작을 비롯한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남부지검은 미 법무부 산하 94개 지방검찰청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위상은 다른 검찰청과 비교를 불허한다. 관할 지역인 뉴욕 맨해튼섬 남쪽 끝 ‘월 1~9가’에 몰려 있는 은행과 증권, 보험회사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금융범죄가 수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같은 곳이다.
명문 경영대학원(MBA) 출신의 ‘지능범’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검사들의 실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메리 조 화이트 증권거래위원장 등 이곳 출신 인사들의 화려한 경력에서 알 수 있다. 1962년에 설립된 이래 뉴욕 마피아에서부터 1993년 세계무역센터 폭파범 람지 유세프, 영화 <월스트리트>의 주인공 게코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밀컨까지 숱한 거물들을 잡아넣어 미 검찰을 대표하는 기관이 됐다.
이런 성과는 뛰어난 검사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일찌감치 정치적 독립을 쟁취했기에 가능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적했다. 1969년 공화당 소속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전임자인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임명한 초대 지검장 로버트 모건소를 날리고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려고 하자, 모건소는 “검사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인물로 교체해달라”며 버텼다. 결국 닉슨 대통령은 모건소의 요구를 수용했고, 이때부터 연방검찰의 인사와 수사에 정치 논리가 배제되는 전통이 세워졌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온갖 불법행위를 제대로 막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최근에는 이곳 출신의 유능한 검사들이 대형 로펌으로 옮긴 뒤 월가의 거물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로 나타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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