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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중 국제관계 전문가 전망

등록 2013-06-06 20:43수정 2013-06-06 21:46

모턴 핼퍼린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모턴 핼퍼린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7~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세계의 주요 이슈들이 오른다. 중국이 미국에 요구하는 ‘신형 대국관계’, 북핵 문제, 사이버 해킹,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둘러싼 갈등 등이 두 정상의 담판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은 이번 회담을 하루 앞두고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하는 등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미-중 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한테서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양국의 시각과 분석, 전망을 들었다.

“사이버전쟁 문제가 회담서 가장 큰 이슈”
모턴 핼퍼린/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어떻게 보는가?

“두 나라가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좀더 실무적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 장소나 형식을 볼 때 두 나라가 모두 진지한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의례적 행사에서 서로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보다 이런 비공식적 자리가 훨씬 낫다. 굉장히 좋은 신호다.”

회담장소·형식, 굉장히 좋은 신호

-핵심 의제로 어떤 게 논의될까?

“사이버 전쟁이 가장 큰 이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 정부와 기업들을 해킹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도 중요 의제다. 또 남중국해 영토분쟁에 대한 미국의 역할도 큰 이슈다. 중국은 미국과의 핵 관계도 논의하길 원할 것이다.”

-사이버 해킹이나 영토분쟁 이슈에서 해법이 나올까?

“사이버 해킹 문제가 이 회담에서 해결되기는 어렵다. 이슈가 매우 복잡하고 논쟁적이다. 영토분쟁도 두 정상 모두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지만 이번 회담에서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중국은 양자적 분쟁 이슈에 대해 미국이 개입하는 것에 반대한다. ”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까?

“두 정상은 북한에 비핵화를 설득하자는 데는 공감할 것이다. 또 여러 당사국들이 군사적 대치 상태로 빠져드는 걸 막자는 데도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북한에 재관여하는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미국 편을 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에 반대하지만,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북한이 붕괴하지 않는 것이다. 대량 난민이 중국으로 넘어올 수 있고, 한국이 북한을 점령하는 문제가 생기는 탓이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것보다 이런 상황을 더 두려워한다.”

-냉전이 끝난 뒤 미-중 관계는 협력과 경쟁이 공존했는데, 이런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그럴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두 나라가 협력 관계를 지속시킬 장치를 만들려고 희망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이런 경쟁적 요소들을 협력을 위한 전반적인 시도 속에서 완화시키려고 할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에 ‘신형 대국관계’를 원하고 있는데 미국의 대응은?

“이것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미국은 중국과 협력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대우를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핵 분야를 들 수 있다. 미국은 옛 소련의 핵 억지력을 오래전에 인정했으나 중국의 핵 억지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핵 억지력을 인정해주길 원하는데, 시 주석은 이런 문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으로 받아들이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중, 북 핵무기보다 붕괴 두려워해

“일부 진실이 있다.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영토분쟁에서 군사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보장하려는 측면이 있다. 중국이 군사력을 이용해서 아시아 질서를 흔드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을 위협하려는 것은 아니다.”

-과거 세계사에서 기존 강대국과 떠오르는 강대국은 국가 이익이 상충하며 충돌을 했는데, 미-중도 결국 이런 상황에 빠져들까?

“두 나라는 좀더 협력적 방향으로 진화해 갈 것으로 본다. 물론 아시아 영토분쟁이나 대만 문제에서 잠재적으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야 한다. 그러나 두 경우에 어느 쪽도 군사적 대치로 가는 것을 피할 것으로 본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스인훙 중 인민대 교수
스인훙 중 인민대 교수
“중국이 바라는 건 신형 대국관계 구축”
스인훙/ 중 인민대 교수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의미는?

“미·중 두 정상이 새로 임기를 시작한 뒤 이렇게 이른 시기에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2기를 얼마 전 시작했고, 시진핑 주석은 이제 막 권좌에 올랐다. 두 정상이 세계와 지역 정세의 주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양국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양국 관계는 정치, 경제 등 모든 면에서 크게 격상되었다. 이번 회담은 중-미 관계의 새로운 기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회담인지 아닌지는 결과를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난제 많아 제한적 성과만 낼 것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가장 얻고자 하는 것은?

“미국과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국은 반복적으로 이를 중-미 관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해 왔다. 물론 신형 대국관계라는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하지만 몇가지는 짚어볼 수 있다. 우선 시 주석은 신형 대국관계에 과거 껄끄러웠던 중-미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출발하자는 뜻을 담은 것 같다. 분명한 것은 시 주석이 회담에서 양국이 중요한 문제나 대립하는 문제에서 서로의 핵심 이익을 분명히 하고 이를 존중하자고 강조하리라는 점이다. 또 시 주석은 완곡하게라도 중국이 이미 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뚜렷이 굴기(일어섬) 했음을 언급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은 이 주장을 중-미 관계의 핵심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이 가장 논의하고 싶어하는 의제는?

“우선 미국은 북한 핵문제에 관해 ‘중국이 북한에 좀더 강한 압력을 행사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선언을 하지 않은 상황에선 대화에 나서기 어렵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 해킹 문제에 관해서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미온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고 말할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은 문제가 복잡하니 양국이 실무차원에서 논의하자고 역제안할 것이다. 미국은 아마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분쟁에서 중국이 약간 물러서길 바랄 수도 있지만, 시 주석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한반도 문제에 관해선 어떤 논의가 이뤄질 것 같은가?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최룡해 특사가 대화 복귀를 언급했다. 하지만 비핵화에 관해선 뚜렷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중국이 강조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찬성을 얻어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혹시 탈북자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의 기본 방침을 설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6월 말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져야할 사안이다.”

오바마, 탈북자 문제 언급할수도

-동중국해, 남중국해 분쟁 등 아·태 지역의 정세에 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중국이 동·남중국해 주변에서 보이고 있는 중국의 소위 ‘기세등등한’ 태도에 관해 우려를 표시할 것이다. 특히 필리핀과의 황옌다오 분쟁 등 남중국해 영유권에 관해 시 주석은 분명 중국의 주권을 지킬 것이며 필리핀과 양자 담판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할 것이다. 댜오위다오 문제에 관해서도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다.”

-회담 결과에 대한 전망은?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만남을 통해 서로 이해를 넓힐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이 요구하는 신형 대국관계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크고 작은 난제가 한두개가 아니기 때문에 제한적인 성과만 낼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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