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시진핑 회담 성공적 평가
군사채널·온실가스 감축 합의
사이버 해킹·영토분쟁엔 이견
군사채널·온실가스 감축 합의
사이버 해킹·영토분쟁엔 이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거친 사막의 휴양지에서 기존 강국과 신흥 강국의 지도자로 처음 만났다. 저녁엔 미국 쪽이 준비한 바닷가재와 스테이크를 먹고 시 주석이 가져온 마오타이주를 마셨다. 아침엔 통역자만 곁에 둔 채 노타이에 와이셔츠 바람으로 산책을 했다. 그렇게 1박2일 동안 함께 보낸 시간이 무려 8시간으로,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상과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이는 미-중 두 나라가 직면한 도전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가장 큰 성과는 두 정상이 서로를 더 깊이 아는 기회가 됐다는 점이다. 두 사람은 정치·경제·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자신의 구상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미-중 관계의 청사진과 국제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상 간의 이런 상호 이해는 신흥 강국이 급부상하며 기존 강국과 충돌을 빚은 과거 강대국들 관계처럼 갈등 관계로 빠져들 가능성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산책 도중 이번 회담에 대한 소감을 묻자 “아주 좋다”(Terrific)고 말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은 전략적, 건설적,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새로운 미-중 관계를 함께 모색한다는 점에도 합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1차 정상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지속적으로 평화적인 부상을 하는 것이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강조했다”며 “시 주석과 나는 미-중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이끌 기회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도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중국과 미국이 과거 강대국 간의 불가피한 대결 및 갈등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발견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는 두 나라가 신형 대국관계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군사 부문의 협의 채널을 구축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선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서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이버 해킹, 남·동중국해 영토 분쟁,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중국 위안화 환율 조정 등 이견을 드러낸 부문도 적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내 인권 등 민감한 문제도 거론했다.
미국의 첨단무기·기업 기밀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해킹 문제는 이번 회담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침입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다며 “미국 재산에 대한 이런 직접적 절도 행위가 계속된다면 경제관계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중국도 사이버 공격의 희생자”라며 미국 쪽의 주장을 부인하는 한편 “중국과 미국이 실용적인 방식으로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동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관련국들이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평화적인 외교 노력으로 풀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시 주석은 주권과 영토를 굳건히 수호할 각오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국들이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양제츠 위원이 전했다.
랜초미라지(캘리포니아주)/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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