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1억건 감청…슈퍼컴으로 분석
9·11테러 이후 무제한 감청 허용
에셜론 통해 전세계 정보 수집
최근 3년간 감시 규모 2배 늘어
9·11테러 이후 무제한 감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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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윌 스미스가 연기한 주인공 딘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추적을 받는다. 이동전화·신용카드·이메일 추적은 물론이고 공중전화를 써도 국가안보국이 보유한 음성 성문 정보를 토대로 전화를 건 장소가 파악된다. 그를 추적하는 데 인공위성까지 동원된다.
미국의 정보감청기관인 국가안보국은 약자인 ‘NSA’에 빗댄, ‘그런 기관은 없다’(No Such Agency), ‘아무 말도 하지마라’(Never Say Anything) 등의 별칭으로 불린다. 그만큼 은밀하게 활동한다. 국가안보국은 1949년 미군의 통신과 암호 해독을 맡은 국방부 군보안국(AFSA)으로 출범했다. 공식적으로는 외국의 통신·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미 정부의 통신정보 시스템 보안을 책임지는 기관이지만, 사실상 국가 차원의 정보감청 기관이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 가운데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다른 정보기관에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인터넷이 일상화된 1990년대와 2001년 9·11테러를 거치며 그 구실과 위상이 커졌다.
법적으로는 국가안보국의 정보 수집은 외국 통신에만 한정된다. 미국 시민의 국내 활동에 대한 감시는 금지돼 있다. 외국인의 사적인 통신에 대한 감청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조지 부시 당시 행정부는 테러 방지를 명분으로 외국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영장없는 감청을 허락함으로써 사실상 무제한 감청의 길을 열었다. 2008년에는 대통령령을 내려 국가안보국을 연방정부의 모든 컴퓨터 네트워크를 감시하고 사이버테러로부터 보호하는 기관으로 만들었다.
앞서 냉전시대인 1960년대에 국가안보국은 영국 정부통신본부(GSC), 캐나다 통신안보처(CSE), 오스트레일리아 국방신호국(DSD), 뉴질랜드 정부통신안보국(GCSB) 등 4개 동맹국의 정보감청기관과 함께 ‘애셜론’이라는 세계적 정보감청체계를 구축했다. 이런 시스템과 9·11 이후 법적 제약이 풀린 현실이 맞물려, 국가안보국은 전화· 인터넷·위성통신 등 세계의 모든 통신과 데이터를 감시하는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볼티모어 인근에 있는 국가안보국 본부는 전력 과다 사용으로 시스템이 다운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고 <볼티모어 선>이 보도한 바 있다. 국가안보국 본부에는 세계 최대의 수퍼컴퓨터들이 설치돼 있고, 암호 해독을 맡은 수많은 수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2011년에는 유타의 솔트레이크시티에 20억달러를 들여 별도의 데이터센터도 건립했다.
2010년 7월 <워싱턴포스트>는 9·11 이후 비대해진 미국 정보기관들을 파헤치는 탐사보도를 통해 “국가안보국이 매일 17억건의 이메일·전화 등 통신을 감청하고, 이를 분류해 70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8일 국가안보국이 지난 3월 한달 동안 모두 970억건의 정보를 세계 각국에서 수집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평균 31억건을 수집한 셈이다. 두 보도에 비춰보면, 3년 사이에 국가안보국의 정보 수집이 2배 가까이 늘었다. ‘빅 브라더’ 기능도 그만큼 강화됐다는 뜻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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