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에콰도르도 ‘미 압박’에 변심
미국의 ‘빅브러더’ 행태를 폭로한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의 한 공항에 발이 묶인 것으로 알려진 지 2주째로 접어들었지만, 그의 망명 시도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스노든이 6월23일(현지시각) 에콰도르 망명을 전제로 러시아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그의 망명길은 순탄해 보였다. 하지만 스노든이 철석같이 믿은 에콰도르 정부가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에콰도르는 애초 적극적으로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줄 것 같은 태도를 보였으나, 미국 정부와 의회가 전방위 압박을 가하자 꼬리를 내리고 있다. 에콰도르는 대미 수출이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할 만큼 미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
러시아도 미국의 압박에 밀려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추방 요청을 거절했으나, 스노든에게도 빨리 망명지로 떠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미국 여권이 말소돼 국제미아가 된 스노든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노든에게 남은 카드는 홍콩으로 되돌아가 홍콩 당국이나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망명을 신청하거나, 중국 정부를 끌어들여 미국에 체포되는 것을 막는 것뿐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6월30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특별자치정부의 소관”이라며 한발짝 물러서 있지만, 국가안보를 이유로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 러시아로 이동한 것은 위험한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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