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니카라과·볼리비아
망명허용 여부 러시아 손에 달려
망명허용 여부 러시아 손에 달려
베네수엘라 등 남미 3개 국가가 러시아공항 환승 구역에서 보름 가까이 발이 묶여 있는 ‘세기의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망명지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5일 이 나라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한 연설에서 “스노든이 미 제국주의의 박해에서 벗어나 (남미 독립운동가) 볼리바르와 차베스의 모국인 베네수엘라로 올 수 있도록, 우리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의 망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도 5일 “상황이 허락하는 한 스노든을 기꺼이 맞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국제회의 참석차 러시아를 방문했다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할 뜻을 밝힌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태도에 변함이 없다. 이들 세 나라는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정권임에도, 워낙 미국이 스노든 사건에 예민한 터라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일 모랄레스 대통령이 전용기에 스노든을 태웠을지 모른다는 의심만으로 유럽 국가들에 의해 강제 회항 당하는 굴욕을 겪은 뒤 태도가 바뀌었다. 남미 국가 정상들은 4일 회의를 열어 유럽에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여전히 스노든의 망명 문제는 러시아에 달려 있다. 스노든은 미국 여권이 말소됐고, 지난달 에콰도르 정부가 발급한 난민증명서도 취소돼 러시아의 허락 없이는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없다.
러시아 정부의 태도는 모호하다. <에이피>(AP) 통신은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인 알렉세이 파블로프가 6일 “스노든의 여행 서류 문제는 우리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러시아 정부의 외교 문제에 정통한 알렉세이 푸시코프 하원 외교위원장이 “베네수엘라는 스노든의 망명지로 최적지”라고 밝혔다며,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에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3일 홍콩에서 출발해 망명길에 오른 스노든은 지금까지 27개 국가에 망명 신청을 했으나 대부분의 국가가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무응답으로 일관해왔다.
이유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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