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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연금 줄어드는데 장례비 오를라’…미 ‘베이비부머’ 불안감

등록 2013-07-17 20:25수정 2013-07-17 22:00

두 상조회사의 14억달러 규모 합병 제동

미국 금융당국이 난데없이 두 대형 상조회사의 합병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장례 비용의 상승을 우려한 ‘베이비부머’들의 강력한 탄원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소비자단체 등의 탄원을 받아들여 미국 장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서비스코퍼레이션인터내셔널(SCI)과 스튜어트엔터프라이즈의 14억달러 규모의 합병이 반독점금지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연방거래위원회는 30일간의 예비조사와 6개월 일정의 재조사를 함께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인수·합병 기업이 연방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는 경우는 전체의 2% 미만으로 매우 이례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애초 두 업체의 합병 소식은 미국 금융당국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합병 규모가 작을 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 밖의 ‘변수’가 등장했다. 수십년 안에 상조회사의 주요 고객이 되리라 예상되는 7600만명에 이르는 미국의 베이비부머들이 두 업체의 합병 소식에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장례 시장 점유율 1, 2위인 두 업체가 합병하면 가격 경쟁이 사라져 장례 비용이 오를 게 뻔하다. 미국 장례소비자연대의 조시 슬로컴 대표는 “이것은 65달러짜리 테니스화가 70달러로 오르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으로 슬플 때 비용을 더 쓰도록 강요받는 일은 고통스럽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베이비부머의 자식 세대는 부모보다 경제적으로 더 궁핍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와 유럽의 전후 세대는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5년 안에 전세계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개인 자산의 75%를 점유하고, 가처분소득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의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확고해져 이들이 노후를 의지하고 있는 연금 소득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영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연금 펀드의 수익이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제이피모건과 유비에스(UBS),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들이 영국에서 운용하는 펀드의 경우 2006년 이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해 연금 자산의 규모가 10.5%~86%씩 감소했다.

미국도 주정부가 운용하는 공공연금의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의 취업난과 인구 고령화, 지지부진한 경제성장률 탓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중산층 이하 베이비부머들이 주로 가입한 공공연금의 수익률이 계속 줄어들어 연금 생활자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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