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은행 올 2분기 231억달러 순익
제이피모건 130억달러 역대 최고
구제금융·원자재 거래 덕분
지역 중소은행들 여전히 힘겨워
‘오바마 금융개혁 강화해야’ 여론
제이피모건 130억달러 역대 최고
구제금융·원자재 거래 덕분
지역 중소은행들 여전히 힘겨워
‘오바마 금융개혁 강화해야’ 여론
월가가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전성시대’로 돌아왔다. 제이피모건과 웰스파고,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6개 대형 은행들은 올 2분기에 모두 231억달러(약 25조80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는 월가의 전성기였던 2007년 1·2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월가의 대표 주자인 제이피모건은 올 상반기에만 130억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은행들의 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프랑스의 크레디리요네 은행 애널리스트 마이크 마요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은행들의 신용도와 자본 등 모든 지표가 긍정적”이라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되리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컴백’은 무엇보다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천문학적 규모의 구제금융 덕분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금융권의 연쇄 부도를 막으려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6개 은행에 구제금융이 집중됐다. 유동성이 풍부해진 은행들은 집값 폭락으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을 상대로 재대출을 해준 뒤 짭짤한 이자 수익을 올리는가 하면, 남은 자금을 연방준비은행에 역으로 빌려줘 수수료를 챙기기도 했다.
은행들은 또 원유와 밀, 면화, 알루미늄 등 원자재 거래에도 진출해 공급량을 조절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기기도 했다. 외신들은 6개 대형 은행을 포함한 10개 은행들이 지난해 원자재 거래로 거둔 수익이 6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반면 지역의 중소 은행들은 구제금융은커녕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파산하거나 대형 은행들에 합병됐다. 이로 인해 미 중서부와 남부 지역의 주들은 아직까지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대형 은행들이 구제금융으로 받은 돈을 주로 대기업에 대출해주는 바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외신들은 미국 경제의 자원 배분과 소득 분포가 상당히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호전되자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법의 전면적인 시행을 ‘대형 은행들의 실적 부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연준이 더는 금융개혁을 거부하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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