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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2분기 ‘깜짝 성장’…통계의 마술?

등록 2013-08-01 20:26수정 2013-08-01 22:23

GDP 예상 웃도는 1.7% 성장
지식산업 부가가치 첫 포함 등
이전과 다른 산출법 적용 때문

BBC “오바마 정치적 노림수”
NYT “미 경제 흐름 반영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가 실제로 회복된 게 아니라, 새로 도입한 산출법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반론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상승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연방 재정 지출 축소와 세계 경제의 부진으로 1분기(1.1%)보다 성장률이 더 떨어지리라 예상한 바 있다. 미국의 잠재 성장률 2%대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미약하나마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는 신호로 해석돼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분석했다.

그러나 2분기 성장률은 이전과 다른 산출법을 적용한 것이어서 실제 경기 회복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비비시>(BBC) 등이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경제에서 지식산업의 비중과 경제유발효과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연구개발과 지적재산권, 영화·공연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국내총생산 집계에 포함하기로 올해 초 결정했다. <비비시>는 “1929년 처음 도입된 국내총생산 산출에 1999년부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을 포함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영화나 공연과 관련해서는 입장료나 디브이디(DVD) 판매수익 등만 국내총생산에 넣었다.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창출과 캐릭터 상품 판권 등은 정확한 계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포함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7년 한해 동안 미국의 영화와 드라마, 음악 제작 과정에서 독자적으로 발생한 부가가치는 700억달러(약 78조7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 연구개발비도 그동안 상품 생산에 필요한 비용으로만 간주해 국내총생산에서 빠졌지만, 실제로는 연간 3000억달러(약 337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미국 상무부는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새로운 산출법을 적용하면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애초(2.2%)보다 0.6%포인트 높은 2.8%에 이른다고 미국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새로운 데이터를 사용하면 지난해 미국의 경제 규모는 기존 데이터를 사용했을 때보다 3.6% 더 커진다”며 “연구개발비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새롭게 추가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새 산출법을 적용한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높게 나오자, 실제 경기 회복과는 무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허권이나 저작권처럼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것까지 국내총생산에 포함하면 ‘통계 마술’의 덫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새 산출법이 투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경기불황마저 과소평가하게 되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비시>는 전문가들의 말을 따서 “새 산출법 적용에 정치적 노림수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경기회복 신호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새 산출법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논란이 있지만 새 산출법이 미국 경제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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