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 애플 찍었나?

등록 2013-08-14 20:15수정 2013-08-14 21:17

운영자 칼 아이칸
운영자 칼 아이칸
애플 지분 산뒤 경영방침 변화 요구
보유현금 풀어 주가 올리려는 의도
“지분 1% 안돼 효과 못볼 것” 분석도
‘기업사냥꾼’으로 이름난 헤지펀드 운영자 칼 아이칸(77·사진)이 애플의 경영권 흔들기에 나섰다.

아이칸은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애플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뒤, 애플이 앞으로 3년에 걸쳐 실시하기로 한 주식환매(buyback)의 규모를 늘려 당장 실시하라고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트위터에 “오늘 팀 쿡(애플 최고경영자)을 만나 애플이 주주들의 주식을 더 많이 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만남이었고, 조만간 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애플의 일부 주주들은 회사가 쌓아둔 1450억달러(약 162조원)의 현금을 겨냥해 주식 배당을 늘리라고 요구했으나, 애플은 이를 거절했다. 그 대신 애플 경영진은 주식을 주당 525달러에 사들이는 주식환매 계획을 발표했다. 주식환매를 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이 줄어 주가가 올라가고 주식 판매 수익도 거둘 수 있어 주주들에게 유리하다. 애플도 17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제로 금리’에 가까운 저금리로 발행해, 주식환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애플은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게 돼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거뒀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회사에 현금이 많이 쌓이더라도 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현금은 새 제품을 개발할 연구개발 비용으로 써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아이칸의 등장으로 애플의 이런 경영 방침이 위협을 받을지 모른다고 현지 언론들이 분석했다. 아이칸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애플은 저평가된 회사다. 당장 영업이익이 나지 않아도 주가가 625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자회사 분할 등 주가를 올리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비난인 셈이다.

아이칸은 그 동안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를 올리려고 경영진에 회사 분할과 구조조정 등을 압박해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챙기거나, 아예 경영권을 빼앗아 회사를 쪼개 매각하는 등 기업사냥꾼으로 악명을 떨쳤다. 한국에서도 2005∼2006년 케이티엔지(한국담배인삼공사)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다. 2005년 하반기부터 케이티엔지의 주식을 사들인 아이칸은 케이티엔지 지분의 7.3%를 매집한 뒤 경영진에 담배와 인삼 사업의 분리 등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이듬해 2월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아이칸의 공개매수 소식에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대거 팔아 1500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한 바 있다.

하지만 아이칸의 ‘애플 흔들기’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아이칸의 애플 지분이 1%에 약간 못 미친다고 전했다. 이는 애플 경영진에 우호적인 대주주의 지분보다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애플의 경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사진 로이터 뉴스1

<한겨레 인기기사>

“담뱃재 털고 침 뱉은 물 맞으며 촬영했다”
전두환 비자금으로 조성한 50억 차명재산 첫 확인
‘에이스 킬러’ 류현진, 사이영상 후보도 꺾었다
[화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명승부 명장면들
[화보] 그시절 찜통더위 날려버린 해수욕장 풍경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