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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시리아 군사개입’ 오바마의 딜레마
‘반전’ 주창했는데…‘전쟁 대통령’ 될라

등록 2013-09-03 20:03수정 2013-09-04 10:06

미 정치사 전문가 CNN에 기고
“대선때 ‘반전’ 앞세웠던 오바마
원치 않은 전쟁 빨려들게 될수도”

“윌슨·존슨·부시 전철 밟지 않으려면
여론지지·의회토론 끌어내야” 주문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라크전 반대를 구호로 내걸고 당선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추진으로 원치 않은 전쟁의 수렁에 빠지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치사를 연구하고 있는 줄리언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는 2일 <시엔엔>(CNN) 인터넷판에 실린 ‘오바마의 시리아 딜레마: 그가 원치 않은 대통령 되기’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우드로 윌슨·린든 존슨·지미 카터·조지 부시 등 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소개하며 “오바마 대통령도 국제분쟁에서 자신이 희망하던 것과 근본적으로 모순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윌슨 전 대통령의 경우 1916년 ‘평화 후보’를 자처하며 당선됐으나 이듬해 제1차 세계대전에 빨려들어갔다. 반전 시위가 벌어지자 이를 진압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존슨 전 대통령은 ‘내치 대통령’이 되기를 원했고, 실제로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진보적 국내정책을 폈다. 그러나 베트남전의 수렁에 점점 더 빠져들어 그 빛이 바랬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인권을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며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테헤란의 미국 대사관에서 벌어진 인질 사건과 1980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이 잇따르자 페르시아만에 미군 주둔 규모를 확대하고 군비 지출을 확대해 지지자를 실망시켰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선거 때만 해도 장기적이고 많은 전비가 소요되는 전쟁에 개입하는 걸 원치 않으며, 교육·이민 등 내치를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9·11 테러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으로 두 개의 대규모 지상전을 개시했다.

젤리저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도 ‘시리아 딜레마’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에서 전쟁 반대를 내세워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이겼다”며 “오바마는 특히 이라크전 개전 과정에서 잘못된 근거를 제시한 것과 의회와 국제사회의 의견을 무시하는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군사개입 계획도 “문제가 많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적 지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으며 군사개입 이유에 대해서도 계속 말을 바꾸고 있어 이라크전 개입 초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의회 승인 요청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되자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젤리저 교수는 “시리아 작전이 대규모 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하고 의원들의 건전한 토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오바마 대통령 자신은 물론 민주당도 오랜 기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매케인 상원의원은 2일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고무적인 만남이었다”며 대통령의 군사개입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합의는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시리아 정부군의 전력을 약화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공격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시리아 공습’?, 부시 닮아가는 오바마 [한겨레캐스트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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