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워싱턴 해군시설 총격사건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16일 13명이 숨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총기 사고가 빈발하는 미국이지만 백악관·의회와 가까운 미국 심장부에서, 그것도 군 시설 안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이건 미국이 아니다. 이건 워싱턴이 아니다.” 메드스타 워싱턴병원의 의사 재니스 올로스키는 부상자들의 상태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사건은 2001년 9·11 테러 당시 펜타곤(국방부)에서 184명이 숨진 이래 워싱턴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사건은 이날 아침 8시20분께 워싱턴 남동부에 위치한 해군복합시설(네이비 야드) 내 해군시스템사령부 건물에서 발생했다. 용의자인 에런 알렉시스(34)는 이 건물 4층 외부 통로에서 1층 카페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7발의 총을 발사한 데 이어, 건물 복도 등에서 총을 난사했다. 그는 긴급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 과정에서 사살됐다. 그는 반자동 소총과 반자동 권총, 그리고 산탄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요원 한명이 숨진 것으로 미뤄 일부 무기는 보안요원한테서 탈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알렉시스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흑인인 알렉시스는 2007년부터 해군에서 상근 예비병으로 복무하다 2011년 전역했으며, 이후 군납업체에 고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군납업체는 ‘디 엑스퍼츠’로 정보기술 회사인 휼렛패커드(HP)의 하청업체다. 휼렛패커드는 성명에서 “해당 하청업체는 미국 해군 및 해병대용 인트라넷에 쓰이는 장비를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인 누구
해군 인트라넷 장비업체 소속
2011년 전역…총격사건 전력 2건
친구 “최근 군납업자와 돈 문제” 사건 경과 해군시스템사령부 건물서 총격
범인, 출동 경찰과 총격전 사망
출입때 트렁크 검색 등 안받아
공범 쫓던 경찰, 단독범행 결론 군·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현재까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테러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시장은 “테러공격으로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알렉시스의 전과기록과 친구의 증언 등으로 미뤄 그의 성격과 업무상 마찰이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는 2004년 시애틀에서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에 총격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당시 그는 피해자들이 자신을 경멸하는 데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고, 법원은 피해자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그를 풀어줬다. 또 2010년에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천장에 총을 쏴 입건된 바 있다. 해군 관계자는 그의 전역이 “위법 행위들”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또 시엔엔은 알렉시스의 친구 말을 인용해 “알렉시스가 최근 민간 군납업자와의 돈 문제 때문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침묵의 살인자’였다고 증언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민간인인 토드 브런디지는 “괴한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며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총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해군 장교인 팀 지러스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피신한 뒤 두발의 총성을 들었다. 바로 전에 나와 얘기했던 민간인이 머리에 총을 맞아 내 옆에 쓰러져 있었다. 총이 어디에서 발사됐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군복 차림으로 무기를 갖고 있는 2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17일 브리핑에서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해군복합시설 근무자들은 출입 때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차량 트렁크 검색이나 금속탐지기 검색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군 시설이지만 용의자가 무기를 반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허술했던 셈이다. 사건 직후 워싱턴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지역의 출입을 통제했고, 인근 학교 8곳엔 안전을 고려해 출입금지령을 내렸다. 사건 현장에서 불과 1㎞밖에 떨어지지 않은 미국 상원도 오후 3시께 출입금지령을 내렸고, 백악관과 국방부 등은 보안검색을 강화했다. 연방 항공 당국은 한때 인근에 있는 레이건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용의자 에런 알렉시스(34)
2011년 전역…총격사건 전력 2건
친구 “최근 군납업자와 돈 문제” 사건 경과 해군시스템사령부 건물서 총격
범인, 출동 경찰과 총격전 사망
출입때 트렁크 검색 등 안받아
공범 쫓던 경찰, 단독범행 결론 군·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현재까지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테러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센트 그레이 워싱턴시장은 “테러공격으로 의심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알렉시스의 전과기록과 친구의 증언 등으로 미뤄 그의 성격과 업무상 마찰이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는 2004년 시애틀에서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에 총격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당시 그는 피해자들이 자신을 경멸하는 데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고, 법원은 피해자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그를 풀어줬다. 또 2010년에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천장에 총을 쏴 입건된 바 있다. 해군 관계자는 그의 전역이 “위법 행위들”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또 시엔엔은 알렉시스의 친구 말을 인용해 “알렉시스가 최근 민간 군납업자와의 돈 문제 때문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침묵의 살인자’였다고 증언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민간인인 토드 브런디지는 “괴한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며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총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해군 장교인 팀 지러스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피신한 뒤 두발의 총성을 들었다. 바로 전에 나와 얘기했던 민간인이 머리에 총을 맞아 내 옆에 쓰러져 있었다. 총이 어디에서 발사됐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군복 차림으로 무기를 갖고 있는 2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17일 브리핑에서 단독 범행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해군복합시설 근무자들은 출입 때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차량 트렁크 검색이나 금속탐지기 검색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군 시설이지만 용의자가 무기를 반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허술했던 셈이다. 사건 직후 워싱턴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지역의 출입을 통제했고, 인근 학교 8곳엔 안전을 고려해 출입금지령을 내렸다. 사건 현장에서 불과 1㎞밖에 떨어지지 않은 미국 상원도 오후 3시께 출입금지령을 내렸고, 백악관과 국방부 등은 보안검색을 강화했다. 연방 항공 당국은 한때 인근에 있는 레이건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륙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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