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시민들이 29일 수위 상승으로 물에 잠긴 지역을 걸어 고지대로 이동하고 있다. 뉴올리언스/AP 연합
|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미시시피 주에서만 80여명 사망 뉴올리언스 80% 바닷물에 잠겨 보험보상액 역대 최대 경신할 듯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29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루이지애나·미시시피주를 관통하면서 급격히 약화돼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그러나 미시시피주에서만 8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카트리나로 인한 보험 피해보상액이 역대 최대인 260억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카트리나로 인한 유류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정부가 보유 중인 비상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루이지애나주 앞바다에 이를 때까지 5등급의 초강력 허리케인이었던 카트리나는 상륙 이후 세력이 약해져, 이날 밤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변해 중부 내륙으로 들어선 뒤 북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국립허리케인센터가 밝혔다. 전략비축유 방출 검토=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략비축유는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엔 자연재해도 포함된다”며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 중임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관리들은 “카트리나로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는 정유업체들에 전략비축유를 제공하는 방안을 짜고 있다”며 “멕시코만 일대 정유업체들의 피해 상황을 살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시엔엔>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 정부는 비상시에 대비해 7억배럴의 원유를 멕시코만 일대 지하동굴에 저장하고 있다. 지난해 허리케인 아이번의 피해 때도 일부 비축유를 방출한 적이 있다. 카트리나 상륙으로 멕시코만 일대 정유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면서 미국 전체 정유용량의 8%인 하루 100만배럴의 석유 공급이 줄었다. 현지 언론들은 “정유업체인 시트코가 루이지애나 정유공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25만~50만배럴의 비축유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적은 피해에 안도=카트리나로 인한 피해액은 역대 최대인 260억달러에 이를 수 있지만, 애초 예상보다는 훨씬 줄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재난 평가기관인 에퀘캣은 이번 피해로 인한 보험 보상액을 애초의 300억달러에서 훨씬 줄어든 90억~160억달러로 예상했다. 또 에어월드와이드는 120억~260억달러로 피해액을 추산했다. 지금까지는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로 인한 209억달러의 보험 보상액이 역대 최대 규모였다. 뉴욕 증시는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시시피주 해리 바버 주지사는 <엔비시>의 ‘투데이’에 출연해 허리케인이 상륙한 컬프포트와 빌록시를 포함하는 해리슨 카운티에서만 80여명이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다고 밝혀 인명 피해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해리슨카운티 긴급구호센터는 빌록시의 해변 아파트에서 30명이 숨지는 등 카운티에서만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카트리나가 약한 상태에서 상륙했던 플로리다 남부에서만 지난주 11명이 숨졌다.남부 중심도시인 뉴올리언스는 폰차트레인호수 남쪽 둑 두 곳이 29일 오후 붕괴돼 바닷물이 뒤덮어 제2의 재난이 예상된다. 레이 나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방송에 출연해 “뉴올리언스는 재난상태이며 도시의 80%가 물에 잠겼다”고 말했다. 도시의 일부 지역은 6m 깊이로 잠긴 상황이라고 <유피아이통신>이 전했다. 카트리나로 인해 루이지애나에서 플로리다에 걸쳐 100만 인구에 전기공급이 끊겼고, 완전 복구까지는 두 달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를 비상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