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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정부 관료, 외국 정상 도청 첫 인정

등록 2013-10-28 20:06수정 2013-10-31 22:19

“백악관서 35국 정상 도청 확인
몇몇은 중단하고 나머진 계속”
스페인에서도 무차별 감청 증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포함해 다른 나라 정상들의 전화를 도청해온 사실을 지난여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파악했으며, 이후 일부 정상에 대한 도청이 중단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따서 보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신문에 “백악관 내부 점검단이 올여름에 처음으로 국가안보국이 약 35개국 정상들을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후 메르켈 총리와 몇몇 정상들에 대한 도청은 중단시켰으나, 일부는 아직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국 외주업체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문서를 통해 드러난 이런 사실을, 미국 정부 관계자가 익명으로라도 시인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과 충돌한다. 독일 <빌트>는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키스 알렉산더 국가안보국 국장한테서 2010년 도청 내용을 직접 보고받고 좀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해 도청을 지속시켰다고 보도했다. 앞서 독일 <슈피겔>은 26일 미국 정보기관이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화를 2002년부터 10년 넘게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전례없는 외교 충돌 상황에 미 국가안보국도 다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국가안보국은 관련 보도에 논평을 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빌트> 보도가 나온 직후 이례적인 성명을 내어 “알렉산더 국장은 2010년에 메르켈 총리와 연관된 외국 정보 작전을 오바마 대통령과 논의한 적이 없으며, 이후로도 이를 대통령과 논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시점과 정황에 대한 제한적인 부인이어서 오바마가 어떻게든 이를 인지하거나 보고받았을 가능성에 대한 의심은 여전하다.

이와 함께 미국이 스페인에서도 무차별적인 전화·이메일 감청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추가로 나왔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는 28일 국가안보국이 2012년 12월~2013년 1월 한달 동안 스페인에서 6천여만건의 전화를 감청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을 게재했다. <엘 문도>는 미국이 전화뿐 아니라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도 감청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6월 스노든의 폭로를 처음 보도했던 글렌 그린월드 전 <가디언> 기자와 함께 작성한 기사다. 스페인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으나, 외무부는 이와 관련한 해명을 듣기 위해 제임스 코스토스 스페인 주재 미국대사를 불렀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187] 엿듣는 미국, '9·11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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