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요구에 분명한 답 안해
외교부 “최종답변 기다리고 있어”
외교부 “최종답변 기다리고 있어”
한국 외교당국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35개국 정상에 대한 도청 행위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이 포함됐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미국 쪽에 공식 요청했으나, 미국은 ‘입장을 이해한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28일(현지시각)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 정부는 24일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주미 한국대사관을 비롯한 다양한 외교 창구로 미 국무부 등에 이번 의혹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는 국가수반에 대한 도청 행위는 매우 엄중한 사안임을 강조하며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쪽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수준의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청 행위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 분명한 답을 해주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태영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그것은 최종 답변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쪽은 현재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현재로선 미국이 언제쯤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주미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가안보국의 도청 행위에 이어 이번에도 제대로 된 사실 확인조차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 쪽은 언론 보도로 정상에 대한 도청 행위가 드러난 독일 등 일부 국가들에 대해서만 마지못해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박병수 선임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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