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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NSA, 구글·야후 내부망 침투…데이터 빼내”

등록 2013-10-31 19:52수정 2013-10-31 22:15

WP, “작전명 머스큘러” 보도
이메일 정보·영상 등 통째 복사
교황 선출 전 바티칸 도청 의혹도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유명한 지(G)메일을 운영하는 구글도 미국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의 해킹에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안보국이 구글과 야후의 내부 네트워크에 침투해 대량의 고객 정보를 빼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31일(현지시각) 미 국가안보국 외주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기밀문서를 토대로 “국가안보국이 전세계에 분산 배치된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들을 연결하는 내부 광섬유망이 암호화 처리가 되지 않은 허점을 이용해 고객 정보를 대량으로 빼냈다”고 보도했다.

올해 1월9일 작성된 기밀문서에는 국가안보국의 정보수집 담당부서가 구글과 야후의 내부망에서 날마다 수백만건의 정보들을 국가안보국 본부 데이터저장소로 보냈다고 적혀 있었다. 직전 30일 동안에만 1억8128만466건의 새 정보가 수집돼 전송됐다고 이 문서는 보고했다. 수집된 정보는 누가 이메일을 보내고 받았는지 정도만 알려주는 ‘메타데이터’는 물론 글이나 영상, 음성 등의 세부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7월 폭로된 ‘프리즘’이라는 정보수집 작전이 미국 국외정보감시법원(FISC)의 허가를 거쳐 인터넷 업체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 방식이라면, ‘머스큘러’라고 명명된 이 작전은 인터넷 기업들의 서버에서 데이터 흐름을 통째로 복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전은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와 공조해서 이뤄졌다.

구글과 야후는 고객 정보를 안전하기 저장·처리하기 위해 전세계에 데이터센터들을 분산 배치해 놓고 있으며, 특정 데이터센터의 파손에 대비해 같은 정보를 다른 대륙에 있는 데이터센터에도 복사해 저장해 놓고 있다. 이들 회사는 고객 단말기에서 서버로 오는 과정에서는 정보를 암호화 처리 하고 있으나, 이들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광섬유망은 암호화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다. 국가안보국은 이를 이용해 정보를 빼낸 것이다. 기밀문서에는 이 흐름도를 보여주는 그림이 포함돼 있는데, ‘암호화가 여기서 제거된다’는 글과 함께 웃는 얼굴의 이모티콘이 그려져 있다.

데이비드 드러몬드 구글 최고법무책임자는 성명에서 “정부가 정보를 가로챘다는 데에 분노가 치민다. 이런 행위는 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국가안보국이 이런 수법을 사용한 것은 미국 내에서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정보 수집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현행 미국 법률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토 밖에 있는 데이터센터들을 대상으로 한 해킹은 미국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 기밀문서는 이 작전이 적성국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음을 적시했다.

한편 이탈리아 주간지 <파노라마>는 국가안보국이 올해 3월 새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 소집에 앞서 바티칸에 머물고 있던 추기경들을 도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보도했다. 현재 교황으로 선출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도 당시 이곳에 있었다. 국가안보국은 구글·야후 내부망 침투 행위에 대해서는 직접 해명하지 않으면서 정보수집은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에게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또 바티칸 도청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187] 엿듣는 미국, '9·11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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