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합법화 뒤 쿠키·젤리 등 인기
오남용 우려 탓에 부모들 비판 높아
오남용 우려 탓에 부모들 비판 높아
미국 일부 지역에서 기분전환용 대마초(마리화나) 판매가 올해부터 시작된 뒤 과자나 젤리 등 어린이들도 먹기 좋은 형태로 대마초 가공식품이 나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학부모 단체와 학교당국, 의료진들이 대마초 식품의 인기를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학부모 단체 등은 “달콤한 황홀경을 찾는 10대나 대마초 브라우니와 일반 브라우니의 차이를 구분 못하는 어린 아이들의 손에 농축 대마초 성분이 든 스낵들이 너무 손쉽게 안착한다”고 우려했다.
현재 미국에선 20개주와 수도 워싱턴에서 의료용 대마초 판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2012년에 콜로라도주와 워싱턴주가 21살 이상에 한정해 기분전환용 대마초 판매까지 합법화했다. 기분전환용 대마초의 실제 시판은 올초 콜로라도주에서 처음 시작됐고, 올 봄에 워싱턴주가 뒤따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콜로라도주 올레이스 마을의 고등학교에서 14살 소년이 대마초 성분이 든 브라우니를 친구들에게 돌린 뒤 이를 먹은 학생 한명이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대마초 브라우니를 손에 넣게 된 경로를 조사중이며, 이번 사건에 중범죄 혐의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초에는 콜로라도주 롱몬트시에서 두살배기 여아가 어른들이 한눈 파는 사이에 아파트 앞에 떨어져 있는 초코칩 쿠키를 주워 먹고 이상 반응을 보여 병원에 실려간 뒤 대마초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도 발생했다.
아이들이 대마초를 잘못 먹었을 때 부작용 위험은 가정용 상비약 오남용 때보다 적다는 주장도 있지만, 섭취했을 경우 별다른 해독제는 없는 상황이다. 또 대마초 식품 생산업자들이 포장에 성분을 명기하지만, 일단 포장을 뜯으면 일반 쿠키나 젤리 등과 구분되지 않는 탓에 학교 당국 등이 교내 유통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뉴욕타임스>는 “맛과 향을 가미한 담배나 와인 칵테일 음료수와 마찬가지로 대마초 가공식품들이 어린 사용자들의 대마초 진입장벽을 위험할 정도로 낮춰버린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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