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닝 일병도 이용…미국, 무방비
NSA 관리들 알았으나 넘어가
NSA 관리들 알았으나 넘어가
미국 국가안보국의 무차별적인 감청활동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인터넷에 흔히 떠도는 흔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관련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가안보국의 보안태세가 엉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노든 사건을 수사 중인 정보 기관 관리들은 그가 인터넷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웹크롤러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아주 민감한 비밀 파일들을 추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스노든이 웹크롤러를 이용해 비밀 자료들을 확보할 때 국가안보국 관리들은 이를 파악하고 문의했으나, 스노든은 자신의 활동이 합법적인 데이터 추출이라고 이들을 설득해 무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스파이더라고 알려진 웹크롤러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옮겨다니면서 그 웹사이트에 링크되어 있는 문서 등 자료들을 복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웹크롤러는 인터넷에서 값싸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소프트웨어이다. 스노든은 이 웹크롤러를 이용해 국가보안국 내부 전산망에서 약 170만건의 서류들을 확보했다. 스노든의 자료 추출은 그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일히 다운로드했다기 보다는 관련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돌려 진행시켰을 것이라고 신문은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가안보국은 미국의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외부의 사이버 공격을 파악하고 퇴치하는 임무도 지니고 있으나, 정작 내부에서의 초보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위키리크스에 비밀 외교전문들을 제공한 첼시 매닝 일병도 웹크롤러를 이용해 국무부 내부 전산망에서 이렇게 자료를 추출했다. 매닝의 전례가 있었는데도, 국가안보국이 스노든에 대해 대처를 못한 이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스노든이 자료를 추출한 국가안보국 하와이 기지는 경보기능이 있는 모니터가 아직 장착되지 않은 곳이다. 스노든이 그런 모니터 시설이 있는 메릴랜드 포드미드의 국가안보국 본부가 아닌 하와이 기지에서 자료 추출을 한 것이 “그가 매우 운이 좋거나, 전략적이었다”고 한 정보 관리가 지적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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