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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민주, ‘우파 돈줄’ 코크 가문과 중간선거 전초전

등록 2014-04-06 20:53수정 2014-04-07 11:25

찰스 코크(79)
찰스 코크(79)
미 2위 가족기업으로 ‘티파티’ 산파
3천만달러 쏟아 민주당 공격 광고

민주도 해고·환경오염 거론하며
코크기업의 악행 폭로 맞불작전
미국의 집권 민주당이 한 기업가 형제를 상대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 대상은 ‘코크 형제’라 불리는 찰스 코크(79·사진 왼쪽)와 데이비드 코크(74·오른쪽)다. 이들은 ‘코크 인더스트리스’라는 미국 2위 가족기업의 경영주들이다. 아버지 프레드가 창업한 코크 인더스트리스는 정유·제지·목재 등의 분야에서 모두 1000억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다. 이들이 미국의 정치계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티파티 등 현대 미국 우파운동의 산파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코크 집안은 1950년대부터 자신들의 재단을 통해 각종 우파 싱크탱크와 운동에 2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 지원을 했다. 미국의 3대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미국기업연구소, 케이토연구소는 코크 집안과 직접적 연관이 있으며, 특히 케이토연구소의 공동창립자 중 한명이 찰스 코크다.

최근 들어 코크 형제는 민주당 및 소속 의원들을 겨냥한 비방 광고를 몇달동안 퍼부었다. 그 광고 액수는 30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크 형제가 관여한 이런 비방광고는 공화당 티파티 운동이 벌이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코크 형제의 최근 민주당 비방 광고는 그들의 재정적 기여로 출범하고 데이비드 코크가 이사회 의장인 ‘번영을 위한 미국인’ 재단을 통해서 주로 이뤄졌다.

데이비드 코크(74)
데이비드 코크(74)
이 비방광고의 가장 큰 표적인 알래스카의 상원의원 마크 베지치는 최근 역공에 나서, 코크 형제를 알래스카 주민들을 착취하는 악덕 기업가로 규정했다. 베지치 의원도 광고에서 코크 형제의 정유기업에 의해 피해를 본 주민들을 동원해, 코크 형제 기업이 ‘알래스카에 와서 지역 정유업체를 인수·운영해 이익을 빼먹은 뒤 문을 닫아, 환경오염과 실업을 남겨놓았다’고 공격했다.

‘번영을 위한 미국인’ 재단으로부터 수백만달러 규모의 비방 광고에 시달린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케이 헤이건은 이 지역에서 코크 형제 기업이 운영하는 화학공장에서 100여명의 노동자가 해고된 것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헤이건 의원은 “그들은 미국 상원의원 자리를 사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쓰고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일은 노동자 해고이다”고 지적했다. ‘번영을 위한 미국인’ 재단의 최고 공격 대상 중 하나인 웨스트버지니아의 하원의원 닉 래홀도 코크 형제 기업인 조지아-퍼시픽 목재 공장에서 2010년 100명의 노동자가 해고된 사실을 물고 늘어졌다. 아칸소에서도 코크 인더스트리스 자회사인 제분기업 노동자 수백명 해고 등이 문제가 됐다.

민주당의 반격이 거세지자, 좀처럼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찰스 코크는 지난 2일치 <월스트리트저널>에 ‘나는 자유사회 복원을 위해 싸우고 있다’라는 기고를 하고, “나는 수십년 동안 보조금, 보호관세를 포함한 정실주의 등 모든 정치적 특혜를 반대해왔다. 정실주의는 부자와 강자를 위한 복지 그 이상이 아니어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찰스 코크는 1980년 개인의 자유를 절대시하는 리버타리안당의 부통령 후보로도 출마하는 등 공격적인 정치행보를 보였다. 특히 코크 형제는 민주당과 미국의 진보진영이 주도하는 의제들에 맞서, 막강한 재원으로 반대의제를 설정하는 운동의 배후 세력이었다. 이들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 역할 확대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정부의 각종 규제와 보호장치들을 반대해왔다. 최근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료보험개혁안과 기후변화 입법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코크 형제에 대한 싸움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우파운동의 기선을 제압하는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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