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검찰, 50대 살인 청부업자 검거
미국 캘리포니아 툴레어 카운티 검찰은 1980년부터 관내에서 일어난 6건의 미제 살인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또 인근 컨 카운티에서의 살인사건 2건, 산타바바라에서의 살인사건 1건 역시 서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졌다.
관내에서 발생한 6건의 미제 살인사건 중 4건은 얼리마트시에서 발생했고, 희생자 모두 총기에 의해 여러 곳에 총상을 입은 뒤 사체는 유기됐다. 툴레어 검찰은 이 사건들이 동일범의 소행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서는 좀처럼 없었다.
툴레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던 지난해 6월 아리조나의 국경 검문소에서 호세 마누엘 마르티네즈(51·사진)라는 한 살인사건 용의자가 체포됐다. 그는 자신의 딸을 모욕하는 언사를 한 데 대한 보복으로 동업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툴레어 카운티 보안관실의 여성 수사관 크리스탈 데링턴은 앨러배마주에서 체포된 마르티네즈의 소식을 듣고는, 그를 기억해 냈다. 데링턴은 2002년 일련의 가택침입 절도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르티네즈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르티네즈는 툴레어 카운티의 리치그로브라는 한적하고 조그만 농촌마을에 살고 있어서, 앨러배마 수사당국은 툴레어 카운티 검찰에 연락했다. 툴레어 카운티의 미제 살인사건뿐만 아니라 지난 30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자행된 30건이 넘는 청부 살인의 전모가 들어나는 순간이었다.
데링턴이 3차례 마르티네즈를 취조한 결과, 그가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청부살인업자임이 드러났다. 마르티네즈는 수사당국에 그가 16살 때부터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청부살인업자로 일해왔다고 자백했다. 그는 빚을 진 사람들로부터 빚을 받아내 그중 25%를 수수료로 챙겨왔고,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은 살해했다는 것이다. 마르티네즈는 자신이 모두 30명 이상을 죽였다고 자백했다. 앨라바마 마리온 카운티 보안관실의 수사관 T. J. 왓스는 살인청부는 “마르티네스가 가족을 먹여살린 방법이었고, 그 자신이 이를 설명했다”며 “만약 그가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누군가 다른 이가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보도된 마르티네즈의 첫 살인 혐의는 1980년 10월21일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출근중이던 데이비드 베돌라를 총기로 살해한 것이다. 그는 또 1982년 10월1일 실베스터 아이언(30)을 그의 17살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기를 난사해 죽였고, 같은해 10월19일 라울 곤잘레스(22)를 납치해, 총과 칼로 살해한 뒤 목장 근처에 사체를 유기했다. 가장 최근 혐의로는 2011년 2월5일 곤잘레스 우르키에다(54)를 납치해, 전신에 총을 난사해 죽였다.
툴레어 검찰은 지난 8일 일단 마르티네즈를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일어난 9건의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의 9건의 살인사건 외에도 2006년 플로리다에서의 2건의 살인을 포함해 각종 납치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어떤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청부를 받았는지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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