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위해 고액강연” 발언 곤욕
‘전관예우’ 논란…공화, 정치공세
‘전관예우’ 논란…공화, 정치공세
미국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66) 전 국무장관의 ‘생계형 억대 강연’ 발언이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출간한 10일 <에이비시>(ABC)방송에 출연해, “많은 미국민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고 있는지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밤 이 방송 인터뷰에서 “남편의 대통령 퇴임 뒤 우리는 ‘완전 빈털터리’였다. 주택담보대출과 딸 학비를 대야했고 빚도 갚아야 했다. 생계를 위해 수십만달러짜리 강연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발언했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여론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1000만달러의 빚이 있었다고 해도 유명인사로 엄청난 잠재수입 능력이 있는 부부가 힘들었다고 말하는 게 미국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시간당 최저임금 7.25달러(7250원)를 받는 미국 저소득층이라면, 몇 시간 강연에 20만달러(2억원)~50만달러(5억원)를 챙기면서 “힘들게 살아왔다”고 말하는 클린턴을 이해하기 힘들다. 소득 양극화로 불평등이 심화하는 상황이어서 ‘전관예우’로 비치는 고액 강연료는 논란거리다.
공화당 쪽 인사들도 공세에 나섰다. 보수적 월간지 <코멘터리>의 존 포도레츠 편집장은 “클린턴 부부가 너무 가난해서 1500만달러 선인세로 불을 지펴야 했다”고 비아냥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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