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관 컴퓨터에 불법침입”
부인하던 브레넌 국장 사과
미 의회, 브레넌 사임 요구
부인하던 브레넌 국장 사과
미 의회, 브레넌 사임 요구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31일(현지시각) 9·11 테러 이후 이 정보기관의 테러 용의자 불법 감금·고문 행위를 조사하던 의회 조사관들의 컴퓨터에 불법적으로 침입한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놓고 올해 초 맞붙었던 중앙정보국과 상원 정보위원회의 다툼은 중앙정보국의 패배로 결말이 났다.
중앙정보국은 이날 성명에서 자체 감사 결과 중앙정보국 소속 정보기술 요원 3명과 변호사 2명이 상원 정보위 소속 조사관들의 컴퓨터에 “부적절하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요원들은 의회 조사관들의 이메일을 열람했으며, 법무부로 하여금 조사관들의 범죄행위를 수사하도록 요청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들은 가짜 아이디를 만들어 조사관들의 컴퓨터에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장은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민주당)과 색스비 챔블리스 공화당 정보위 간사에게 사과를 하고,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내부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권력분립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강한 분노를 표시했으며, 일부 의원은 브레넌 국장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정보위 소속인 마크 유돌 상원의원(민주당)은 “중앙정보국은 의회를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스파이 활동을 했다”며 브레넌 국장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올해 3월 상원 조사관들이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의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불법 고문 의혹을 조사하던 중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했으나, 당시 중앙정보국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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