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9살 소녀 기관총 쏘게 하는 나라 어디?

등록 2014-08-28 17:30수정 2014-08-28 17:39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사격장에서 9살 소녀가 기관총을 쏘다가 오발로 교관을 쏘는 사고 당시를 휴대전화로 찍은 장면.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사격장에서 9살 소녀가 기관총을 쏘다가 오발로 교관을 쏘는 사고 당시를 휴대전화로 찍은 장면.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부모와 함께 간 실탄사격장
교관이 오발탄에 맞아 숨져
‘미국 총기 문화’ 비판 커져
‘1인당 200달러면 호텔로 마중나온 버스를 타고 댐을 구경하고 사격장에서 실탄을 장전한 기관총이나 장총으로 사격을 하고,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을 수 있음, 추가비용을 내면 근처 그랜드 캐년 헬기 투어도 가능’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운영되는 ‘총알과 버거(Bullet and Burger)’라는 이름의 인기 관광 상품이다.

25일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9살 소녀에게 사격을 가르치던 교관이 기관총 반동으로 잘못 겨누어진 총에 맞아 숨졌다.

부모와 함께 사격장에 온 9살 소녀는 사격장 교관 찰스 바카(39)와 나란히 서서 그의 지시대로 먼저 우지(Uzi) 반자동 기관총을 겨누고 첫발을 ‘단발 모드’로 쐈다. 교관은 “잘 했다. 이번에는 전자동 모드”라고 말하며 총을 완전 자동 모드로 바꿨다. 소녀는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는데 반동 때문에 총구가 머리 위로 들려지면서 옆에 서 있던 교관의 머리에 총탄이 맞았다. 군인 출신인 교관 바카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딸이 총을 쏘는 모습을 부모가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아이에게 총을 쥐어준 부모와 미국의 총기 문화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27일 보도했다. 인터넷에는 “도대체 우리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 잘못됐는가” “기관총이 장난감? 이제 교관은 죽었고, 아이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등의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총기 옹호론자들은 아이들에게 총을 쏘게 하는 것은 합법적이며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미국 여러 지역에서 흔한 일이라고 말한다. 사고가 일어난 사격장의 소유주인 샘 스카마도 “14년 동안 이 사업을 해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이 업계에서 아이들이 사격장에서 총을 쏘게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라며 “14년 동안 10만명 정도의 고객이 우리 사격장을 이용했는데 그 가운데 1000~2000명 정도는 어린이였다”라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총기 사용 연령 제한이 아예 없으며, 연방법에서는 18살 미만 미성년자가 총을 소유할 수 없지만 사격장에서 총을 쏘는 것은 합법이다.

사고가 난 사격장의 웹 사이트에는 ‘8살 어린이부터 AK-47, 콜트, M-16, MP5/40, FN FAL, Bren, M4, M249, M60, PKM 등 다양한 총을 쏠 수 있습니다’란 광고 문구가 올라 있다. 우지는 이스라엘군이 1950년대에 개발한 총으로 강력하면서도 가벼워 인기가 높지만, 반동이 매우 강하다.

미국에서는 총기 오발 사고와 학교와 공공 장소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총기 업체들의 강력한 로비 속에 총기 금지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등의 요구는 번번히 좌절하고 있다. 오히려 어린 나이부터 총 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책임 있는 부모라는 인식 속에 어린이들도 실탄 사격을 하는 일이 흔하다. 총기폭력금지를위한법센터의 통계를 보면, 미국에서 매일 총기 사고 등으로 숨지는 24살 미만이 18명이고, 아이가 있는 가구 가운데 총기나 무기류를 보유한 비율이 55%나 된다. 2008년에도 매사추세츠주에서 8세 소년이 우지총으로 호박을 쏘려다 총의 반동 때문에 자신을 쏘아 숨진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