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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백악관 첫 여성 비밀경호국장 불명예 퇴진

등록 2014-10-02 19:54수정 2014-10-02 22:44

줄리아 피어슨 백악관 비밀경호국 국장
줄리아 피어슨 백악관 비밀경호국 국장
피어슨, 오바마와 전화로 작별인사
잇따른 경호실패·사건은폐 탓
미국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는 백악관 비밀경호국의 첫 여성 국장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줄리아 피어슨(55·사진) 국장이 1일 잇따른 경호 실패와 사건 은폐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했다. 임명된 지 18개월 만이다.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피어슨 국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피어슨 국장은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얼굴도 마주하지 못한 채 전화로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낮까지만 해도 피어슨 국장에 대한 신임을 표시했으나 저녁 때 나온 보도로 그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6일 오바마 대통령이 애틀랜타에 있는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했을 때 무장한 민간 경비원이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이런 사실을 대통령과 백악관 관리들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피어슨 국장은 보도가 나오기 몇 분 전에서야 이를 대통령에게 알렸다.

당시 이 경비원은 엘리베이터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대통령 사진을 찍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 대통령이 엘리베이터를 내린 뒤, 이를 수상히 여긴 경호원들이 그를 조사한 결과 그가 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전과 경력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무장한 민간인이 사전에 승인을 받지 않고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하게 방치한 것은 경호 수칙에 어긋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라크전 참전용사인 오마르 곤잘레스(42)가 지난달 19일 백악관 북쪽 담장을 넘어 백악관 깊숙이까지 침입한 사건도 피어슨 국장 퇴진에 영향을 끼쳤다. 비밀경호국은 애초 곤잘레스가 백악관 북쪽 현관까지 침입했다가 붙잡혔다고 언론에 공개했으나, 실제로는 잠겨있지 않은 현관 문을 열고 이스트룸까지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트룸은 기자회견 등 공식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곤잘레스는 백악관 건물 남쪽 끝까지 갔고, 비번이었던 한 경호원이 마침 이곳에 있다가 그를 제압했다.

30년간 비밀경호국에서 근무한 피어슨 국장은 지난해 3월 국장 비서실장으로 일하다 국장으로 발탁됐다. 미국 최고의 경호원들로 구성된 6700명 규모의 비밀경호국 책임자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 조직의 148년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가 발탁된 것은 2012년 4월 콜롬비아에서 경호원들의 집단 성매수 사건으로 망신을 당한 이 조직의 마초적인 문화를 개혁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호원 11명이 오바마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선발대로 콜롬비아에 도착한 뒤 호텔로 성매매 여성을 불러들였다가 발각됐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사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비밀경호국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워싱턴 힐튼호텔 밖에서 총격을 당한 이후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며 “피어슨 국장은 현장에서 실제로 경호를 한 지 오래돼 현장감이 떨어졌고 조직 장악력도 약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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