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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F-35에 든 돈 엄청나…결함 많아도 ‘고’
한국은 해결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잖아”

등록 2014-10-19 21:04수정 2014-10-20 10:45

[인터뷰] 미국 군산복합체 전문가 윌리엄 하퉁
미 군산복합체 전문가 윌리엄 하퉁
미 군산복합체 전문가 윌리엄 하퉁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국제정책센터(CIP)에서 무기·안보 프로젝트 국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하퉁(59·사진)은 미국의 무기 판매와 군산복합체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전문가다. F-35 생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을 해부한 <전쟁의 예언자: 록히드마틴과 군산복합체 만들기> <그리고 모두를 위한 무기들> 등의 책을 썼으며, <뉴욕 타임스> 등 유력 언론에 자주 인용된다. 그는 “F-35는 처음부터 잘못된 프로젝트”라며 지금이라도 사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미국 의회가 과거보다 군산복합체의 로비에 쉽게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발생한 F-35 엔진 화재 사고의 조사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F-35는 왜 이렇게 문제가 많다고 보는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잘못이 있었다. 사업자는 동일한 기체에 약간의 변형만 가해 공군·해군·해병대 3군에 각각 적합한 전투기를 만든다는 이상적 개념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투기가 너무 무겁고 너무 복잡해졌으며, 그 과정에서 개발 비용이 급증했다. 앞으로도 문제가 계속 나타날 것 같다. 전투 수행 능력에서도 폭격기로 기능하기엔 너무 작고, 공중전과 지상군 지원 역량에서도 기존 전투기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미국 행정부·의회가 군사예산을 삭감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돈이 많이 들고 기술적 결함을 노출하는 전투기를 계속 지원하는 이유는 뭔가?

“여러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공군이 오랫동안 이런 첨단 전투기 개발을 원했다. 결함들이 나타났지만 이것이 해결될 것으로 믿었다. 둘째는 이 전투기가 많은 주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반대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록히드마틴 등은 주요 의원들에게 많은 정치후원금을 제공했다. 또 전직 의원 보좌관이나 국방부 관리들을 로비스트로 고용했다. 마지막으로 F-35 개발에만 500억달러 이상이 투입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이 돈을 무용지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내 생각엔 지금이라도 추가적인 문제가 나타나기 전에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처럼 F-35에 반대하는 의원도 있으나 몇명 되지 않는 반면에, ‘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JSF·F-35) 코커스’처럼 지지 의원들이 다수다. 말하자면 군산복합체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투기는 미국 국가 이익에 기여하지 못하고 방산업체들의 돈벌이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군산복합체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61년에 그 위험성을 경고했을 때와 비교해 더 강해졌다고 보는가?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는 군산복합체가 상대적으로 새로운 현상이었다. 2차 대전 이후에 국방예산의 비중이 굉장히 컸으며, 방산업체들의 로비가 매우 강했다. 지금은 미국 경제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군산복합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국방예산 규모 자체가 두배 이상 늘었고 일부 방산업체들은 그때보다 더 몸집을 불려 더 강력해졌다.”

-미국 의회가 과거보다 군산복합체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보는가?

“그렇다. 방산업체들은 로비스트들을 더 많이 고용하고 돈도 더 많이 쓴다. 이들이 고용한 로비스트만 1000명이 넘는다. 의원 1명당 방산업체 로비스트가 2명인 꼴이다. 2010년에 조사해보니 그해 한해 동안 사용한 로비 금액이 1억4400만달러(약 1500억원)에 이르렀다. 의회는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연설할 때보다 방산업체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의 F-35 도입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미국 정부가 F-35 프로젝트를 아예 취소는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구매 대수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 이건 전례가 없는 게 아니다. 과거에 F-22는 애초 750대 생산하기로 했으나 107대만 생산하는 데 그쳤고, B-1도 100대를 생산하기로 했다가 21대만 만들었다. 미국 정부가 구매를 축소하게 되면 F-35 가격이 오를 것이다. 내 생각엔 기존 전투기의 성능을 개량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F-35는 앞으로 문제가 해결되는지 여부를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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