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으로부터 갑작스럽게 “내 여자친구 건들지 마라”는 경고를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쿨한’ 반응이 화제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중간선거를 보름 앞두고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자택 근처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조기투표를 했다.
그가 나중에 아이아 쿠퍼로 이름이 밝혀진 한 흑인 여성의 옆에 서서 투표에 몰두하는 사이 이 여성의 남자친구인 마이크 존스가 지나가면서 “대통령님, 내 여자친구 건들지 마세요”라고 뜻밖의 경고를 날렸다.
쿠퍼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남자친구의 불손함을 사과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터치스크린 투표기에서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쿠퍼에게 “정말로 그럴 생각이 없다네. 항상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오빠가 있기 마련이지, 아무 이유 없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퍼에게 남자친구의 이름을 물어 “마이크”라고 하자 “나중에 친구들에게 이렇게 얘기해. ‘정말 믿을 수 없어, 마이크는 정말 바보야’라고 말이야”라고 훈수를 뒀다.
쿠퍼가 깔깔 웃으면서 “정말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쿠퍼의 말투를 계속 흉내내면서 친구들에게 “창피해 죽겠어.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멋진 (오바마) 대통령이 다 괜찮다는 거야”라고 전하라고 했다.
쿠퍼는 오바마 대통령의 농담이 이어지자 자지러지듯 웃으면서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투표가 끝나고 나서 “나한테는 키스를 해주고 남자친구에게는 얘깃거리를 주라”면서 쿠퍼를 한 번 안아준 뒤 볼에 키스까지 했다.
그러고는 존스 쪽을 바라보면서 “이제는 정말 질투하겠군”이라고 마지막으로 한방 날렸다.
이 해프닝에 대해 일부 언론은 사전 각본에 따라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별로 인기가 없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히트작’이 흑인 등 주요 지지층을 조기 투표하게 하거나 11월4일 당일 투표장으로 끌어내 소속 당 후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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