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전작권 재연기 정당화 의도한듯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24일(현지시각)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핵 고도화를 명분으로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재연기를 정당화하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날 미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중·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갖췄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현재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해 핵무기에 탑재하고 이를 잠재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실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선 북한의 기술이 어느정도 효과적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보를 갖고 말하느냐는 질문에 “사실에 기반해 말하는 건 아니다”라며, 북한의 관련 기술 역량과 개발에 투자한 시간을 고려할 때 “아마도 그러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4월 더그 램본 미 하원의원은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이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미 정보기관들을 대표하는 국가정보국(DNI)이 “정보기관들의 컨센서스에 이른 것이 아니다”고 공개 해명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이 그 이후 수집된 새로운 정보에 근거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발사 뒤 대기권 재진입 때 고열이 발생하고 탄두 흔들림이 심하다. 북한이 재진입 기술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검증된 게 없다”며 “전작권 연기를 정당화하는 동시에 한국의 미국 미사일방어시스템 편입 등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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