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 강경책에 백악관 철회 요구
뉴욕주, 이틀만에 대상자 귀가시켜
“비과학적·즉흥적 대응” 비판 높아
뉴욕주, 이틀만에 대상자 귀가시켜
“비과학적·즉흥적 대응” 비판 높아
미국 정부 당국이 에볼라 확산 방지 대책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부 주가 서아프리카 방문객에 대해 ‘21일 의무 격리’라는 강경책을 내놓자, 백악관은 과도하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자 뉴욕주는 격리 명령을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26일 저녁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를 접촉한 의료진과 방문객이 귀국 당시 감염 징후를 보이지 않을 때는 귀가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귀가한 대상자는 21일 동안 집에 머무르며 하루 2번 보건당국의 점검을 받도록 했다. 앞서 쿠오모 주지사는 24일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에서 에볼라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등에 대해 귀국 즉시 무조건 ‘21일 의무 격리’ 명령을 내린 바 있는데, 이를 철회한 것이다. 기니에서 귀국한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가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자, 쿠오모 주지사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함께 격리 명령을 발표했었다.
<뉴욕 타임스>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조율되지 않고 성급하며 비과학적이고 즉흥적인 대응”이라고 두 주지사의 결정을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두 주지사에게 명령을 재고하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두 주지사 모두 백악관으로부터 압력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지난 26일 뉴저지 주의 방침에 따라 시에라리온에서 귀국한 뒤 강제 격리된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는 <시엔엔> 등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이 “무서운 경험”이었다며 “비인간적”이라고 말했다. 힉콕스는 뉴어크대학병원에 만들어진 격리 텐트에 있으며 샤워를 할 수 없고 수세식 화장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사 접견도 허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사는 히콕스의 격리가 명백한 기본권 침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히콕스는 두 번의 에볼라 테스트에서 음성 반응을 보였다.
서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중인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개선 영웅 대접을 해야할 판에 그들의 엄청난 업적에 오명을 씌워서는 안된다”며 미국으로 돌아온 의료진에 대한 격리 명령을 비판했다.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성질환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이 전염병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프리카에서 병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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