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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북-미 대화 재개 ‘큰 걸림돌’ 사라져

등록 2014-11-09 21:03수정 2014-11-09 22:00

억류 미국인 2명 전격 석방
북, 2주전 장관급 특사 요청에
미, 클래퍼 정보국장 깜짝 낙점
오바마 서한 들고 방북 이뤄져
미 “북핵협상과 무관” 밝혔지만
NYT “새로운 대화 분위기 조성”
북한이 8일 미국인 억류자 2명을 석방하면서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 최고책임자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을 대통령 특사로 파견함으로써 북한의 석방 제안에 화답했다. 클래퍼 국장의 방북은 미국 현직 관리로는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최고위급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오늘은 두 억류자와 그 가족들에게 매우 기분 좋은 날이다. 그들의 안전한 귀환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석방 협상은 상당히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워싱턴 소식통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이 미국 쪽에 장관급 특사를 제안한 것은 약 2주 전이다. 전직 대통령들을 특사로 선호했던 북한 쪽이 태도를 바꾸자 미국 쪽은 놀랐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심 끝에 클래퍼 국장을 특사로 낙점해 북한 쪽에 통보했고, 북·미가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은 지난 3일께로 파악된다. 클래퍼 국장은 애초 5일 뉴욕 외교관계협회(CFR) 행사에 연사로 나서기로 했다가 3일 오후 이를 급히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한국 정부에 클래퍼 국장의 방북을 알린 것도 이때쯤으로 보인다.

클래퍼 국장은 7일 괌 공군기지에서 군용기를 이용해 평양에 들어갔으며, 하룻밤을 묵은 뒤 8일 케네스 배(46)와 매슈 밀러(25)를 데리고 평양을 떠나 이날 밤 미국에 도착했다.

클래퍼 국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수신자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서한을 가지고 갔다. <시엔엔>(CNN)은 미 고위관리의 말을 따 “서한은 클래퍼 국장이 억류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대통령 특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클래퍼 국장은 김 제1비서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 쪽은 클래퍼 국장의 북한 내 행적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하룻밤을 묵었던 만큼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의 관례나 직급 등을 고려하면, 리수용 외무상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면담자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이번 클래퍼 국장의 방북은 북한 핵 협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데일리 비스트>에 “클래퍼 국장이 협상을 하기 위해 북한에 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는 북한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은 물론, 미국의 오래된 핵 정책을 재강조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클래퍼 국장이 핵 협상과 관련해 북한 쪽 견해를 청취하고, 미국 쪽 입장을 전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억류자 석방과 클래퍼 국장의 방북이 곧바로 북-미 대화나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대화 재개의 분위기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은 핵 협상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미 관계 전문가인 토니 남궁 박사는 “이들의 석방이 즉각 어떤 새로운 외교적 사태 전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 행정부가 새로운 대화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것이 북한의 다음 행동에 달려 있지만 이번에는 협상으로 가는 문턱이 과거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이란 핵 협상의 마감시한이 다가오고, 북한이 (비핵화에 관해) 진지한지 여부를 시험하기 위한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이 생기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핵과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두 나라와 약간의 진전을 이룰 기회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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