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지난 8월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4일 밤 퍼거슨시에서 경찰차가 불타고 있다. 퍼거슨/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4일(현지 시각) 밤 퍼거슨시는 전쟁터로 돌변했다. 마이클 브라운의 사망으로 극심한 소요 사태가 벌어진 지난 8월 초 이래 석 달 만이다.
시내 곳곳에 모여 기소 여부 발표를 기다리던 수백 명의 시위대는 ‘윌슨 경관의 범죄를 입증할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자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분노한 시민들이 경찰차를 공격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상황을 생중계한〈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차량뿐만 아니라 건물이 시뻘건 화염에 뒤덮여 활활 타는 장면도 목격됐다. 소방차가 출동해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강한 바람과 함께 타오른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상점 곳곳의 유리창은 시위대가 던진 돌로 박살이 났다. 경찰은 즉각 차량을 동원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시민들에게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부 미국인들이 이번 결정에 크게 실망하고 심지어 분노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미국은 법의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인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브라운의 부모가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한 점을 상기시키며 “병을 던지고 자동차 창문을 부수며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이번 일을 재산 약탈의 구실로 이용하는 것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지난 8월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4일 밤 퍼거슨시에서 시위대가 경찰차를 발로 차고 있다. 퍼거슨/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지난 8월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4일 밤 퍼거슨시에서 무장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퍼거슨/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지난 8월 흑인 청년 마이크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4일 밤 퍼거슨시에서 브라운의 유가족들이 부둥켜안고 울먹이고 있다. 퍼거슨/AP 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지난 8월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24일 밤 백악관에서 버락 오마바 미 대통령이 평화로운 시위를 촉구하고 있다. 위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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