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선서 바스케스 후보 당선
무히카에 물려준 뒤 재선에 성공
세계적 위기 속 경제 성과 이뤄
무히카에 물려준 뒤 재선에 성공
세계적 위기 속 경제 성과 이뤄
30일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현 집권당인 중도좌파연합 ‘프렌테 암플리오’(광역전선)의 타바레 바스케스(74) 후보가 52.8%를 득표해 당선했다고 우루과이 선거법원이 공식 발표했다. 중도우파 국민당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 후보는 40.5% 득표에 그쳤다.
바스케스는 노조 지도자의 아들로 태어난 종양 전문의 출신이다. 5년 단임제인 우루과이 대통령직을 2005~2010년 역임한 뒤 같은 당의 호세 무히카 현 대통령에게 정권을 물려주었다가 이번에 재선에 성공했다. 광역전선은 지난달 총선에서도 상·하원 모두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안정적 정치 기반을 다졌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중도좌파 정권이 3연속 집권을 이어가게 됐을 뿐 아니라, 남미권의 좌파 대세 흐름도 다시 확인했다. 현재 남미 대륙 12개국 중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뺀 10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인구 342만명의 작은 나라지만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6723달러로 남미 최고 수준이다. 우루과이 집권당은 지난 10년간 세계경제 위기 국면에서도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서민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국민 대다수가 성장의 열매를 체감할 수 있게 한 사례로 꼽힌다. 남미 좌파 국가 상당수가 경제 침체, 포퓰리즘 논란, 부패 의혹, 장기집권 피로감 등으로 거센 도전에 부닥친 것과 대비된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우루과이는 광역전선 집권기간 중 빈곤율이 40%에서 12%로, 실업률은 13%에서 6.7%로 급감한 반면, 평균 경제성장률은 5.5%를 기록했다. 우루과이의 첫 좌파 정권 시절인 2005~2010년 바스케스 정부는 복지 프로그램과 기업친화적 정책의 융합으로 ‘탄탄한 성장과 빈곤 감소 10년 시대’의 시동을 걸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평가했다.
바스케스 당선자는 현 정부가 동성결혼·낙태·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것에 반발하는 보수층을 아우르는 등 사회 양극화를 완화하고, 국민의 교육 욕구를 충족하며, 경제성장과 분배 복지를 유지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내년 3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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