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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쿠바 라울 실용주의가 큰 구실

등록 2014-12-18 20:18수정 2014-12-18 22:33

미국-쿠바 53년만에 관계정상화

2008년 권력승계하며 개혁·개방
‘베네수엘라 디폴트 위기 몰리자
대미 경제적 돌파구 마련’ 시각도
“내 뒤에는 나보다 더 급진적인 사람들이 있다.” 1959년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피델 카스트로(88)는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83)가 자신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형의 눈에 비친 동생은 자신보다 훨씬 과격한 혁명가였다. 그랬던 라울이 이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 냈다.

17일(현지시각) 미국과 쿠바가 53년 동안의 냉전적 적대관계를 청산하기로 한 데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실용주의’ 노선이 큰 구실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결정은 ‘강경 카스트로주의’의 종언과 실용적 외교의 승리를 뜻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피델 카스트로가 집권하고 있었다면 양국 관계 정상화는 불가능했을 것인데, 라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길을 터놓았다는 얘기다.

라울은 쿠바 혁명 직후부터 국가평의회 부의장 겸 국방장관 등을 지냈다. 2006년 형의 건강 악화로 임시로 권력을 넘겨받았고 2008년 정식으로 국가평의회 의장에 올랐다. 이때부터 그는 미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낮추고 경제개혁을 추진했다. 미국의 경제봉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통제경제 체제의 비효율에 대한 수술에 나섰다. 그는 공무원 감축, 자영업 허용 등 개혁·개방 정책을 밀어붙였다. 중국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노선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09년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후, 라울은 “미국과 직접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해에 쿠바계 미국인의 쿠바 여행 및 송금 자유화 조처로 이에 화답했다.

<블룸버그>는 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미국-쿠바 관계 정상화에 불을 당겼다는 분석을 내놨다. 쿠바는 우수한 의료진을 베네수엘라에 제공하는 대신 하루 평균 10만배럴, 1년에 32억달러어치의 원유를 무상으로 공급받았다. 그런데 최근 베네수엘라가 디폴트 위기에 몰리자 쿠바도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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