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 잉글랜드
‘이라크 포로학대’ 사법거래 실패
발가벗은 이라크 포로의 목에 줄을 묶어 개처럼 끌고 있는 미군 여군.
이 한장의 사진으로 이라크 포로학대 사건의 상징으로 떠오른 린디 잉글랜드(22) 일병이 26일 미 군사법정에서 학대와 음란행위 등 6개 항목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그는 곧 이어질 형량 판결에서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잉글랜드 일병은 지난해 4월 드러난 이라크 포로학대 사건에서, 남자친구인 찰스 그레이너 상병과 함께 포로들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사진들이 공개돼 전세계의 비난을 받았다. 이들 사진 중엔 잉글랜드가 웃으며 이라크 포로들의 성기를 손으로 가리키거나, 인간 피라미드를 쌓은 포로들 뒤에서 남자친구와 웃으며 찍은 사진도 있다.
그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잉글랜드는 남자친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철없이 행동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레이너 상병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았다. 그레이너는 이미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그러나 군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웃고 농담하고 스스로 즐겼다”고 반박했다. 잉글랜드는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감형을 요구하는 사법거래를 시도했으나, 재판부의 거부로 실패했다.
잉글랜드는 버지니아주 포트애시비라는 시골마을 출신으로, 대학 진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방위군에 지원했다. 그는 고교 시절 성적이 우수했고, 입대 전에 일했던 월마트에선 ‘자랑스러운 직원’으로 뽑힌 적도 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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