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법무장관도 행진 불참
미국 언론들 “어디 있었나” 비판
공식 일정도 없던 것으로 알려져
뒤늦게 케리 국무장관 프랑스행
미국 언론들 “어디 있었나” 비판
공식 일정도 없던 것으로 알려져
뒤늦게 케리 국무장관 프랑스행
세계 34개국 정상을 비롯해 40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프랑스 파리 행진에 불참한 국가 정상은 누구인가?
11일 파리에서 열린 ‘공화국 행진’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이 12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국 정상들이 반테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연대의 손을 붙잡은 그 자리에 유독 오바마 대통령은 없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거리시위에 앞서 주최한 대테러리즘 정상회의에 에릭 홀더 법무장관을 미국 정부 대표로 보냈다. 하지만 홀더 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거리행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주프랑스 미국 대사인 제인 하틀리가 미국 정부를 대표해 거리행진에 참여했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파리드 자카리아는 <시엔엔>(CNN) 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거리행진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미국의 가장 긴밀한 이념적 동맹국을 지지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며 “세계 정상들과 미국 대통령이 함께한다는 것은 중요한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시엔엔> 방송은 이날 ‘오바마는 어디 있었나’라는 기사와 리포트를 반복해서 내보내며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불참한 것을 꼬집었다. 방송은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가 “이번 (파리 행진) 같은 행사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높은 보안을 요구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고 전하면서도, 그렇다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다른 정상들은 어떻게 참석할 수 있었는지 반문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부통령이 모두 그날 공식 일정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결석’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브스> 칼럼니스트 스튜어트 앤더슨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리더십은 물론 국제적 테러를 막기 위해 미국인들이 헌신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일간 <뉴욕 데일리 뉴스>는 1면에 오바마·바이든·케리·홀더의 사진을 싣고 “당신은 세계를 실망시켰다”고 대서특필했다. <폭스뉴스>의 논평가 토드 스탄스도 자신의 트위터에 “세계 50개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지하드에 맞서 파리에서 거리행진을 하는데, 오바마는 여기에 빠지기로 결정했다”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라고 물었다. 미 언론들은 백악관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인도를 방문 중이던 케리 국무장관은 순방 일정을 마치고 15일 프랑스로 향할 것이라고 이날 뒤늦게 발표해 늑장 수습에 나섰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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