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더 늘 듯…보건당국, 내시경 제조사 조사 착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캘리포니아대(UCLA) 로널드 레이건 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슈퍼 박테리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 병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췌장·간 질환 진단과 치료를 위해 사용한 내시경 7개 중 2개가 슈퍼박테리아의 일종인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CRE)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 내시경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7명이 CRE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숨졌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문제의 내시경은 일본의 의료기기업체 올림푸스사가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시경은 일반적인 위 내시경과는 달리 췌장암이나 간 질환 등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구로, 세척과 소독이 어려워 박테리아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이 내시경 장비로 진단·치료를 받았던 환자 179명 모두에게 박테리아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의료 키트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전국 각 병원에 의료장비에 대한 철저한 세척·소독 등 관리를 강화해달라는 지침을 내리고, 올림푸스사 미국법인을 상대로 정밀 조사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병원 안팎에서는 최근 4개월 동안 내시경 검진을 받은 환자 179명이 CRE 감염 의심 환자로 지정되면서 감염 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CRE는 기존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이나 베타락탐제 등에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개발한 항생제 카바페넴에도 반응하지 않는 장내세균을 일컫는다.
CRE에 감염되면 방광이나 폐에 2차 감염이 발생하며 기침·발열·오한 등의 증세를 보인다. 치사율은 최대 50%에 달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시애틀의 버지니아 메이슨 의료센터에서도 CRE 감염환자가 35명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11명이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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