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북한처럼 핵무기 개발할 것”
오바마 “실행 가능한 대안 제시 못해”
오바마 “실행 가능한 대안 제시 못해”
“이란 핵협상은 매우 나쁜 협상이다. 없는 게 훨씬 낫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 상·하원 합동연설대에 올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외교력을 쏟아붓고 있는 이란 핵협상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미국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
외국의 지도자가 미 의회 합동연설장에서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정책을 공격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합동연설은 대개 두 나라의 친선관계를 칭송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 초반에 이스라엘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안보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뒤이은 약 40분의 연설 중 30분가량을 이란 핵협상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이란은 믿을 수 없는 존재로 합의안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사례를 들면서 이란이 결국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중동 지역에서 핵무기 개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의 핵시설을 완전 해체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며, 미 의회는 결코 대이란 경제제재를 풀어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그의 연설을 듣지 않았다. 대신 나중에 연설문을 읽어봤다고 한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잠깐 만나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는 새로운 게 없다”며 “그는 실행 가능한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적지않은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가 이란과 협상을 타결할 경우 경제제재 해제를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조항들이 있는데, 이번 연설이 의회 내 협상 반대파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민주당 온건파들이 협상 찬성에서 관망적 태도로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공화)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직후 이란 핵협상 합의안에 대해 의회에 승인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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