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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오바마-카스트로 ‘역사적 회동’…미·쿠바 정상 59년 만의 만남

등록 2015-04-12 11:27수정 2015-04-12 11:43

오바마-카스트로 역사적 회동…미·쿠바 정상 59년만의 만남. 연합
오바마-카스트로 역사적 회동…미·쿠바 정상 59년만의 만남. 연합
미주기구 정상회의에서 만나…국교 정상화 협상 대승적 논의
“내가 혁명에 대해 감정적으로 얘기했다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거기에 책임에 없기 때문에 내가 사과했다.”(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냉전은 오랜 전에 끝났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시작된 싸움에 솔직히 관심도 없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57년만에 만난 두 나라 정상은 과거를 묻어버리자고 일단 다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회동했다. 쿠바혁명이 나기 전인 1958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미국-쿠바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은 이날 미주기구 정상회의에서 각각 연설한 뒤 별도의 회동을 가졌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국교정상화를 발표한 뒤, 후속 조처들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파나마시티 컨벤션센터의 한 회의실에서 이뤄진 이날 회동을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적 만남”이라며 “우리가 새로운 것을 추구할 때이다. 우리는 지금 미래로 가는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페이지를 넘겨 우리 두 나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개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오바마가 말한 모든 것에 동의한다고 쿠바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으로 화답했다. 그는 “우리는 기꺼이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나, 인내가 필요하다. 오늘 의견이 맞지않으나, 내일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쿠바가 인권, 언론자유 등과 같은 문제들도 기꺼이 논의할 것이라고 미국인들에게 이미 말했다고 밝히며, “모든 것은 테이블에 올라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쿠바가 미국의 정책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은 과거에 속박당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를 바라볼 것이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이런 발언은 양국 관계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쿠바를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해제하는 결정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쿠바는 미주기구 정상회의에 그동안 20년 동안 참석이 불허되다가, 이번에 참석하며 미국과 정상회담까지 가졌다.

앞서 미주기구 회원국 정상 연설에서 카스트로는 쿠바혁명 뒤 미국의 피그스만 침공과 관타나모 수용소 개설 등과 관련해 쿠바가 미국에 가진 원한을 담은 긴 연설을 했다. 하지만 그는 두 나라 사이의 어두운 유산을 오바마에게 책임을 묻지않겠다며, 오바마를 “정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오바마가 쿠바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재고하겠다는 것을 놓고 “긍정적 조처”라고 치하했다.

이번 두 나라의 정상회의는 지난 8일부터 오바마와 카스트로가 직접 전화 등을 주고받는 외교적 노력 끝에 성사됐다. 두 정상은 10일 밤까지 이동전화로 화상통화를 하고 소셜미디어로 사진을 교환하며 정상회의에 앞선 외교적 입지를 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 쿠바를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해제하는 결정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회동에서 최근 작업이 끝난 국무부의 보고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쿠바의 테러지원국 해제 조처를 언제 취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쿠바에게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최우선 사항이다. 쿠바의 대외이미지 악화뿐만 아니라 금융거래에 심각한 장애를 주고 있다. 카스트로는 “우리는 테러를 고려할 수 있는 사람들과 연대를 취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우리는 궁지에 몰렸고, 심각하게 탄압을 받았다”며 “우리는 항복하거나 맞서 싸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고 자신들의 과거 테러 지원을 해명했다.

오바마는 정상회의 뒤 귀국에 앞서 “우리는 사회가 어떻게 조직돼야 하는지에 대한 아주 다른 의견을 가졌다”며 두 나라 사이의 여전한 이견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현 시점에서 세계의 생활 속도는 매우 빠르다”며 두 나라 관계의 변화가 신속히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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