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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사장님이 미친 걸까요? 최저임금이 ‘연봉 7600만원’

등록 2015-04-15 16:31수정 2015-04-15 16:54

미국 신용카드 결제처리 회사 ‘그래비티 페이먼트’
“직원들이 ‘아메리칸 드림’ 추구하도록 임금 인상”
미국의 한 회사가 연봉 7만달러(약 7675만원)를 전직원들의 최저임금으로 책정했다. 연봉 7만달러가 행복의 한 요소라는 ‘행복론’에 공감한 이 회사 경영주의 결단이다.

미국 시애틀의 신용카드 결제 처리 회사인 ‘그래비티 페이먼트’의 최고경영자 댄 프라이스는 지난 13일 향후 3년 안에 전직원 120명의 연봉을 7만달러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7944원)이고, 이 회사가 있는 시애틀은 최근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렸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특히 프라이스는 자신의 기존 연봉 100만달러를 직원들의 새로운 최저임금과 같은 7만달러로 내려 직원들의 연봉 인상에 보태겠다고 발표했다. 또 올해 예상되는 자사의 이익 220만달러 가운데 75~80%를 직원 연봉 인상에 쓰겠다고도 밝혔다.

프라이스의 이번 결정은 최고경영자와 종업원의 임금 격차가 평균 300배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에서 빈부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던 19세기말 ‘도금시대’의 재벌 피어폰트 모건마저도 최고경영자와 일반 종업원의 임금격차는 20 대 1 정도여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현재 미국은 당시보다도 훨씬 극단적인 불평등으로 치닫은 상황에서 프라이스의 시도가 신선한 실험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그래비티 직원 120명 중 70명의 임금이 오르는데, 그 중 30명은 임금이 한꺼번에 두배로 인상된다. 프라이스는 자신의 발표에 직원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진 뒤, “여러분 말고도 내가 지금 흥분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업원들이 집을 사고 아이들의 교육비를 내는 등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할 수 있도록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며, “이것이 자본가인 내가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19살 때 이 회사를 창업한 프라이스는 그동안 자신이 누린 사치는 스노보드를 타거나 술집에서 다른 사람들의 술값을 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프라이스가 이런 결단을 내린 배경이 된 것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앵거스 디턴의 행복감 증진 연구다. 카너먼 등은 소득이 상승함에 따라 ‘정서적 웰빙 지수’도 상승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한계점은 연봉 7만5000달러라고 지적한다. 정서적 웰빙 지수는 개인이 매일 느끼는 기쁨과 애정 등 경험의 질과 행복감 등의 강도와 빈도를 뜻한다.

카너먼 등은 소득이 7만5000달러보다 더 높아져도 정서적 웰빙지수가 그 이하 소득일 때보다 더 높아지지는 않는다며, 7만5000달러 이상의 연봉으로 더 큰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그 이하의 소득은 행복감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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